[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지 불과 한 달도 안 된 시점에 사업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왔습니다. 양평 고속도로 백지화는 '일종의 충격 요법'으로 관련 의혹이 해소되면 언제든 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양평 고속도로) 백지화는 어떻게 보면 충격요법"이라며 "원희룡 장관님은 의혹이 해소되면 사업을 재개하겠다고 얘기했던 것이고, 다음 정부에서 김건희 여사 땅 등과 관계없을 때 진행하자고 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지난 6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이후 국토부 관계자가 사업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입니다.
현재 국토부는 연일 서울~양평 고속도로와 관련한 해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부처의 적극적 해명에도 불구하고 김건희 여사 일가에 대한 특혜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날에는 이례적으로 해당 사업과 관련한 모든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관계자는 "저희도 의혹을 해소를 빨리해야지만 이 사업이 재개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노력을 해왔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혹이 남아 있기 때문에 유례 없이 모든 자료를 다 공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토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016년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제1차 국가도로종합계획에 반영된 시점부터 지난 6월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까지 총 55건의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해당 자료에는 사업 관련 모든 공문서를 비롯해 노선 관련 검토자료, 관계기관 협의결과 및 전문가 의견 등 일체가 포함됐습니다.
특히 국토부가 공개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보고서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당초 원안 노선 종점부(양서면) 위치가 적절하지 않다'며 대안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타당성 조사를 맡았던 설계업체도 "예타 조사 보고서 내용에 기존 양평JCT 위치 대안을 검토하라는 의견이 제시돼 있었다"며 "예타 보고서 내용을 참조해 대안 노선을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해당 업체는 예타 보고서를 토대로 현장조사 및 예타 노선에 대한 빌딩정보모델링(BIM) 제작 등을 거쳐 지난해 5월 타당성조사 착수보고서를 마련했습니다. 보고서에서는 환경훼손 최소화, 양평군 내 IC 설치, 교통효과 극대화 등을 위해 강상면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에 연결하는 대안노선의 검토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용욱 국토부 도로국장은 "대안을 검토하는 건 타당성 조사의 기본 프로세스"라며 "설계사가 어떤 식으로 대안을 검토해야 되겠다는 방향을 제시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국토부는 이를 토대로 올해 2월까지 양평군청, 광주시 등 관계기관과의 1, 2차 협의 등을 거쳤고 지난 5월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현재의 강상면 대안노선을 공개했다는 입장입니다.
이용욱 국장은 또 국토부가 선제적으로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에 대해 "기술자들이나 용역회사에서 자신들의 노하우를 다 공개되기 때문에 굉장히 꺼리는데, 저희들이 다른 오해를 살 수 있으니, 공개를 하자고 해서 동의를 받고 공개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간에) 내용 하나하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들이 너무 크기 때문에 공개가 상당히 곤란했던 부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국토부의 이같은 해명에도 서울~양평고속도로 관련 논란은 끊이지 않을 전망입니다. 특히 오는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어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에 대한 대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전체회의에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직접 참석할 예정으로 고속도로 종점 변경 및 사업 재개 가능성 등에 대한 집중 질의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 재개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장관님이 수요일날 현안 질의 때 자료 공개 등 사업 재개를 위한 노력 등 이런 것들에 대해 공식적으로 말씀하실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국토부가 24일 사업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사진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재개 범대위가 지난 10일 경기 양평군청 앞에서 고속도로 건설사업 재개를 촉구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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