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진·이민우 기자] 정부가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을 위한 7000억원대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어업인들로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원성이 나옵니다. 제주도만 놓고 피해 규모를 추산할 경우 4500억원 규모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해양수산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2024년 예산안'을 6조6233억원으로 편성했습니다. 이는 올해 본예산 대비 1900억원(3.0%) 늘어난 규모입니다. 특히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 예산은 올해보다 2080억원(39.7%) 늘린 7319억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국내 연안해역의 방사능 농도에 대한 신속·정확한 감시와 정보 제공을 위해 방사능 조사정점을 기존 52곳에서 165곳으로 늘립니다. 투입 예산도 59억원에서 104억원으로 늘어납니다.
수산물 수급 및 경영안정화를 위한 비축 예산은 기존 1750억원에서 2065억원으로 늘립니다. 긴급경영안정자금은 2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확대했습니다.
산지위판장, 양식장 등 생산단계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도 8000건에서 4만3000건으로 늘립니다.
해양수산부는 2024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1900억원 증액된 6조6223억원으로 편성했다고 29일 밝혔습니다. 그래픽은 2024년 해양수산 부문 예산.(그래픽=뉴스토마토)
또 국내 수산물 이력관리에 45억원, 수입 원산지·유통이력 관리에 101억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문제는 어업인 피해가 불거질 경우 해당 예산으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업인 사이에서는 제주도만 4500억 정도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추산을 내놓고 있습니다.
제주도에 거주하는 어업인 관계자는 "어민들은 고기를 잡아와도 단가가 떨어지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소비는 심리인데, 조만간 고기를 잡아와도 제값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올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어민들이 ‘일을 해야 하나 말아야하나’ 이런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제주발전연구원 연구 용역결과를 보면 제주도만해도 4483억원 정도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한다. 수천억 단위 돈으로 수산업 경영 안정은 불가능하다. 조 단위의 예산이 편성돼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어업인은 "수산인들은 영세한 업체가 상당하다. 빚더미인데 또 대출을 받으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농업 쪽은 조단위 예산을 편성하면서 정작 어업인들은 홀대하는 것 아니냐. 오염수로 인해 장사 못할까봐 매일 노심초사"라고 성토했습니다.
해수부 관계자는 "긴급 경영안정자금은 낮은 금리로 1인당 최대 3000만원까지 지원하는 내용이다. 200억에서 1000억으로 5배 늘린 것"이라며 많다고 본다. 부족하다고 보지는 않으나 부족할 경우 기금운용 계획 변경을 하거나 정부 내에서 20%까지 변경, 확대가 가능하다. 예비비 소요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2024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1900억원 증액된 6조6223억원으로 편성했다고 29일 밝혔습니다.인천 수협중앙회 인천가공물류센터에서 방사능 검사를 하는 모습.(사진=뉴시스)
김유진·이민우 기자 y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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