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6일 오후 열린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제21대 마지막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이틀차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역사관 논쟁에 더해 대중 외교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전임 문재인정부를 겨냥한 여당의 공격이 돋보였는데요. 이런 여당 측 질의에 야당이 반발하며 소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한덕수 “싱하이밍 ‘중국 배팅’, 주권침해”
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첫 번째 질의자로 나선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월 8일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의 이른바 ‘중국 베팅’ 발언에 대한 한 총리 입장을 물었습니다.
당시 싱 대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중국 대사관저에서 만나 한중관계를 거론하며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다”고 에둘러 비판한 바 있습니다.
이를 두고 성 의원은 “주권침해”라며 “조공 책봉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한 총리는 “완전한 주권침해라 생각한다”며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점증하고 지정학 차원 문제가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3불1한’ 정책은 우리 주권적 차원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3불1한이라는 입장이 약속이나 합의가 아니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시 조사해보겠다”고 했습니다. 3불1한은 사드(THAAD)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방어(MD) 시스템 참여,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는 3불(不)과 현재 배치된 사드 운용을 제한하는 1한(限)을 문재인정부가 중국에 선서했다는 의미로, 중국 정부가 지난해 공개해 파장이 일었습니다.
여 “문정부, ‘후쿠시마 논문’ 취소 압력”…야 항의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한 여야의 신경전도 치열했습니다. 성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국책기관 소속 연구진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우리 바다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가, 정부의 논문 철회 압력을 받고 인사 조처를 당했다는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성 의원은 “이 논문이 게재되니 압력을 가해 2020년 10월 30일에 철회 요청을 했고, 2020년 11월 12일에 이게 철회된다”며 “문재인정부에서 취소 압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했습니다.이어 “또 놀라운 것은 이 논문을 썼던 연구원이 인사 징계를 받는다는 것”이라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 총리는 “모르고 있었으나, 그런 일이 있었다면 점검해보겠다”며 “규정이나 법 위반 사항이 있다면 적절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는데요. 민주당 의원들이 고성으로 항의하자 성 의원은 “반일감정에 편승해 정권 타도하려고 하는 것 내려놓으시라”고 맞받았습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우리 해군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방사능에 노출돼 직격탄을 맞았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김 의원은 “해군이 먹는 바닷물은 정수하더라도 방사능을 거를 수 없다”며 “해군에 방사능 측정 장비가 없는 것 알고 있나. 과학적으로 한다며 왜 해군 안전을 등한시하냐”고 질타했습니다.
한 총리는 “필요하면 (장비를) 갖추겠다”면서도 “국민의 해군이다. 해군 갈라치기도 하는 것이냐”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해군이 방사능 오염수를 먹게 하는 그런 정부가 어딨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야 “홍 장군 흉상 백지화”…한덕수 “좋은 충고 감사”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지난달 한미일 연합훈련과 관련한 공방도 이어졌습니다. 김 의원은 “윤석열정부는 홍 장군 흉상 논란을 졸속 검토했다”며 “백지화를 잘하는 정부니까 이번에도 백지화 능력을 보여달라”고 지적했습니다. 한 총리는 “좋은 충고를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했습니다.
경술국치일인 지난 8월 29일 한미일 연합훈련 실시는 부적절하다는 김 의원 질의에 한 총리는 “우리나라 힘이 약해 그런 일들이 벌어졌다면, 우리 자강능력과 국방능력을 확충하기 위한 훈련과 우리의 무기와 정비를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아팠던 과거를 우선순위에 둘 것이냐, 우리 안보와 자강력, 국방력 향상을 우위에 둘 것이냐는 의원님께서 누구보다도 더 잘 아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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