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국내 최초로 2차전지주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 12일 출시됐습니다. 인버스 ETF 출시와 맞물려 2차전지 열풍을 이끈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의 겸직 논란이 터졌는데요. 최근 2차전지주의 약세 흐름에서 '빠재(밧데리 아재의 준말)' 논란이 터지며 인버스 ETF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악재가 호재로 인식되는 인버스 상품의 특징 때문입니다.
2차전지 인버스 ETF 상장 첫날 2.86%↑
표=뉴스토마토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2차전지 인버스 ETF인 KBSTAR 2차전지 TOP10인버스(합성)(465350)은 상장 첫날 2.86% 오른 2만1070원에 마감했습니다. KB자산운용이 출시한 해당 상품은 2차전지 산업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의 수익률을 역방향 1배수로 추종합니다. 2차전지 시총 상위 10개 종목이 하락하면 수익이 나는 구조입니다. 국내에서 특정 섹터에 대한 인버스 ETF가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근 2차전지 관련주들은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올해 폭등세를 보인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는 100만원이 넘는 주가로 황제주 자리를 지켜왔다가 지난 1일 전일 대비 4.02% 하락한 98만원에 마감하며 지난 7월 27일(98만5000원) 이후 한 달여 만에 100만원을 하회했습니다. 전날 종가는 5.10% 하락한93만원으로 여전히 100만원을 하회하고 있습니다.
빠재발 악재가 반영된 전날 에코프로비엠도 4.31% 하락한 27만7500원에 마감했는데요. POSCO홀딩스(-4.21%), LG에너지솔루션(-1.67%), 삼성SDI(-2.62%), 포스코퓨처엠(-2.58%), SK이노베이션(-0.54%), 코스모신소재(-3.15%) 등도 하락했습니다.
전문가들은 9, 10월까지 2차전지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9월은 예고했던 2차전지 업황 부진을 확인하는 시기"라며 "10월 초 잠정실적에서 업황 부진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10월까지 2차전지 조정 시기로 보는 이유는 저조한 3분기 실적이 예상되고 3분기 낮은 수주 모멘텀 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차전지 업종의 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날 국내 2차전지 전도사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가 투자일임사 운용본부장직과
금양(001570) 홍보이사직을 동시에 겸직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2차전지 관련 악재가 터진 것이죠. 하락해야 수익을 얻는 인버스 ETF에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소식입니다.
밧데리 아저씨 "문제 없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 작가는 넥스테라투자일임이라는 투자일임사의 상근직 투자운용본부장을 지난해 2분기부터 이달 4일까지 맡았습니다. 넥스테라투자일임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박 작가는 올해 1분기 기준 119억3500만원 규모의 계약 7건을 운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 작가는 지난 5월 코스닥 상장사 금양 홍보이사직을 그만둘 때까지 두 직책을 겸직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투자일임사의 운용본부장임과 동시에 특정기업의 기업설명(IR) 담당 임원으로 활동하며 2차전지주를 추천한 것이 겸직 금지 및 이해상충방지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10조(겸직제한)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상근 임원은 다른 영리법인의 상시적인 업무에 종사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해당 투자일임회사의 상근 임원이 맞는지에 대한 여부와 영리법인의 상시적 업무 여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조문에 해당하는 사항이라면 위반이지만 확인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겸직 등 최근 제기된 논란과 관련해 전반적인 사실 관계 및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 볼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 작가는 해당 논란에 대해 입장문을 통해 반박했습니다. 그는 "2022년 1월부터 넥스테라투자일임과 금양이 IR 대행계약을 맺었고 이후 운용본부장 업무와 IR 업무를 병행했다"며 "법률자문을 거쳤고 병행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 받았다. 지금 진행 중인 금감원 검사에서도 문제 없음이 확인된 바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박 작가는 여의도에 퍼진 지라시(정보지)에 대해서 "최근 넥스테라투자일임에 답변 요청한 금감원의 질의서와 내용이 아주 유사하다"며 "금감원 감사 사항을 누설해선 안 된다는 금감원 법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으로 판단되고 금융당국과 공매도 기관들과의 유착 관계에 대한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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