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한기정 공정위원장…"민생 분야 불공정 적극 대응"
"디지털 시장 공정 경쟁 기반 조성 주력"
아파트 감리 업체 선정 입찰 담합 조사
통신 3사 판매장려금 조사 올해 마무리
2023-09-14 17:50:44 2023-09-14 17:50:44
[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민생 분야 불공정 행위에 단호하게 대응하고 기업 간 담합을 철저하게 조사하는 등 '공정 거래' 기반을 조성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오는 16일 취임 1주년을 맞게 됩니다. 그는 14일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1년간 '공정한 경쟁 기반 조성',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 '대기업집단 제도 개편' 등에 중점을 두고 업무를 수행해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14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민생 분야 불공정행위 근절 등에 대해 밝혔다.(사진=공정거래위원회)
 
한기정 위원장은 디지털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 기반을 조성하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는 올 4월 구글의 앱마켓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와 2월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를 제재했습니다.
 
또 눈속임으로 소비자의 선택에 혼란을 주는 '다크패턴' 등에 대해 대응하기 위해 자율 준수 가이드라인과 분쟁 해결 기준을 마련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필요한 입법 조치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납품 대금 연동제 도입, 대규모 유통 업체의 경영 간섭 금지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학원·인터넷 강의 부당 광고 집중 조사
 
한 위원장은 남은 임기동안 핵심 민생 분야의 불공정 행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철근 누락 등 아파트 부실 시공 여부를 관리·감독하는 감리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입찰 담함이 있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최근 문제가 된 철근 누락 아파트 13개를 포함해 LH가 발주한 감리용역 입찰 건들을 조사 중"이라며 "올해 안에 조사를 완료하고 결과에 따라 심의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학원, 인터넷 강의 업체들이 강사의 수능 출제 이력, 대학 합격 실적 등을 거짓·과장광고한 사실이 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전담 처리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교육부가 조사를 요청한 부당 광고 등의 사안을 집중 조사 중이며 이달 중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공정위는 통신 3사의 판매장려금과 은행들의 담보대출 거래 조건, 은행과 증권사들의 국고채 입찰 참여 등과 관련한 담합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 중입니다. 통신 3사와 은행 조사 건은 올해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며 국고채 입찰 관련 건도 차례로 처리할 예정입니다.
 
다음 달 4일 납품대금 연동제가 본격 시행될 예정입니다. 한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계도기간인 연말까지 기업 대상 홍보와 교육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연동지원본부도 신속히 지정해 기업들을 밀착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전자상거래·모빌리티 플랫폼 법 위반 감시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모빌리티·숙박 등 핵심 플랫폼 분야를 중심으로 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위원장은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임작원을 동원한 후기 작성등을 통해 자사 상품을 검색 순위 상위에 노출하는 등 반칙 행위를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며 "모빌리티 플랫폼이 타 가맹본부 택시기사의 콜을 차단한 행위 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배달 플랫폼과 입점 업체 간 신속한 분쟁해결을 위한 '자율분쟁조정협의회'를 이달 중 발족할 예정입니다.
 
눈속임으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다크패턴'도 뿌리를 뽑을 계획입니다. 공정 당국은 전자상거래 분야별 다크패턴 실태를 비교·분석해 올해 중 발표할 계획입니다. 또 다크패턴 금지 전상법 개정안이 이른 시일 내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기업집단 부당 내부거래 엄정한 법 집행"
 
한 위원장은 기업집단의 내부거래가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그는 "시장지배력이 높은 중견집단의 부당 내부거래에 대해서도 엄정히 법을 집행해 나갈 계획"이라며 "중견집단은 제약, 의류, 식음료 등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업종에서 높은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아울러 "대기업집단에 비해 이사회 내 총수일가 비중이 높은 등 내·외부 견제 장치가 부족해 보다 적극적인 감시가 필요하다"며 "중견집단 내 내부거래 현황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법 위반 혐의가 포착될 경우 신속하게 조사·시정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대기업집단 지정 제도를 손볼 계획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기준 조정을 위한 연구용역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으며 이를 바탕으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동일인 지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동일인 판단 기준과 확인 절차 지침 제정을 연말까지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통상 마찰 리스크와 규제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외국인 동일인 관련 지정기준안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14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민생 분야 불공정행위 근절 계획 등에 대해 밝혔다.사진은 서을의 빌딩숲 사이로 출근하는 직장인들. (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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