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삼성전자 용인 반도체 공장의 전력수급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태양광이 대안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태양광은 화재 불안 등 안전성 문제만 개선되면 RE100 달성에 유리한 장점이 부각될 것이란 관측입니다.
21일 국회 1.5도 포럼과 기후솔루션이 주최한 ‘지속가능한 태양광 발전사업 보급 확대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패널로 나선 정규창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파트장은 “태양광을 지을 공장 지붕 밑에 어떤 설비가 있느냐가 중요한데 혹시 지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설비 가동 문제로 번지면 안 되니 반도체 같은 설비는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 용인 반도체 공장의 전력수급대책으로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나 소형모듈원전(SMR)이 거론되는 데 비해 태양광 언급이 적은 이유를 분석한 것입니다.
정규창 파트장은 “그럼에도 태양광은 PPA(제3자전력구매)나 RE100 이행 수단이 될 수 있으니 주차장 등에 활용하는 부분을 검토할 것 같다”며 “다만 24시간 내내 안정적 전력 공급이 필요하니 그런 물리적인 것을 고민하는 듯하다”고 덧붙였습니다.
21일 태양광 보급 확대방안 관련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모습. 사진=이재영 기자
용인에 300조원 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한 삼성전자는 전력수급 대책을 고민하고 있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검토하는 방안 중에도 태양광은 빠져 있습니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공장에 LNG발전소를 짓는 과정에서 주민 반대 민원이 심했던 점을 고려하면 친환경적인 태양광은 유효한 대안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최근 애플이 203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로 약속받은 협력사 명단에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이 포함됐는데 비메모리가 빠진 점이 눈에 띕니다. 용인 반도체 공장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위주가 될 전망인데 일단 환경목표달성 부담을 덜은 셈입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자체적으로 전사적인 탄소중립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유럽 등 선진국에서 수입산 부품의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재생에너지 수요는 존재합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한 최재빈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현재 가장 빠르고 확실한 온실가스 감축방법은 태양광”이라며 날씨로 인한 불안정성은 “ESS(대형에너지저장장치)로 보완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국내 태양광 보급 지원책이 줄며 보급 실적도 줄어드는데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가 RPS의무공급화 제도와 RE100으로 인한 수요량보다 낮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기업들이 글로벌 기준의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해야하지만 국내 보급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김원진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현재 설치된 국내 산단 내 태양광 총량은 1GW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산단 태양광은 각종 민원과 환경파괴 논란, 계통문제가 없다. 이격거리 규제에도 걸리지 않는다”고 장점을 나열했습니다. 장애요인으로는 역시 발전량 불안 등 부정적 선입견을 들었는데 산단 제도상 태양광 설치 의무화나 REC 가중치 부여 등의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전체 내수시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이격거리 규제가 지적됐습니다. 정규창 파트장은 “안정적 내수시장이 없으면 국내 태양광 모듈 업체들이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3년 연속 내수 물량은 역성장 중인데 계통과 이격거리 문제 해결, 정책 시그널이 있어야 반등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업자들이 열심히 사업지를 물색하고 주민 수용을 위해 뛰었지만 이격거리에 막혀 원천적으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전기요금이 상승추세라 조금만 인센티브를 부여하면 태양광 자가소비의 경제성이 있다. 수도권에 부하가 몰리는 가운데 자가소비를 활성화하는 쪽으로 전략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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