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이태성 세아홀딩스 사장의 개인회사인 CTC를 부당 지원한 세아창원특수강이 당국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세아특수강은 적자를 보면서 CTC에 원소재를 저가 공급하는 등 26억5000만원 규모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집단 세아 소속 세아특수강과 HPP 등의 부당내부거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총 32억7600만원(잠정)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25일 밝혔습니다. 과징금 규모를 보면 세아특수강과 HPP는 각각 21억2200만원, 11억5400만원입니다. 특히 지원 주최인 세아특수강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을 결정했습니다.
조사 내용을 보면 재계 순위 42위의 특수강 제조·판매업체인 세아는 2개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형성돼 있습니다. 이운형 선대 회장의 장남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체제와 이순형 현 세아그룹 회장이 지배하는 세아제강지주 체제입니다.
이태성 사장은 지난 2014년 세아홀딩스 체제 지배력 강화를 목적으로 개인회사 HPP설립했습니다. HPP는 세아홀딩스의 지분을 사들이기 위한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2015년 11월 CTC를 인수했습니다.
이후 세아특수강은 CTC가 HPP에 인수된 이후인 2016년 1분기부터 2019년 2분기까지 CTC가 구매하는 스테인리스 강관 등에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의 할인을 제공했습니다. 통상 정상할인액은 킬로그램당 400원 수준이었으나, CTC에는 킬로그램당 1000원을 적용해 공급했습니다.
또 CTC만 달성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물량 할인 제도를 시행했는데, 다른 기업에는 이 같은 할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알리지 않았습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물량할인 제도는 반도체 및 코일튜브용 강관 등 CTC의 주력 제품에만 적용됐다"며 "사전에 CTC의 구매 가능 물량을 검토하고 사실상 달성 가능한 물량 수준에서 최대할인을 적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CTC는 26억5000만원 상당의 원재룟값을 아껴 완제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재인발(강관의 외경과 두께를 줄이는 가공) 업계 매출 1위 사업자로 올라섰습니다. 26억5000만원은 2016년 1분기부터 2019년 2분기까지 CTC 매출 총이익(81억원)의 32.6%, 영업익(43억원)의 61.3%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반면, CTC에 대한 세아특수강의 영업률은 이태성 사장이 CTC를 인수하기 전인 지난 2014년 30.5%에서 인수 후인 2016년 -5%로 크게 줄었습니다. 세아특수강이 적자를 감수하며 CTC를 지원한 것입니다.
유성우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은 "물량 할인 제도라는 외형을 갖췄더라도 계열사 지원을 목적으로 설계·시행되는 등 그 자체가 합리성이 없는 것이라면 부당 내부거래에 해당한다"며 "대기업 집단 계열사들이 특수관계인 개인 회사를 지원함으로써 부를 이전시키고 특수관계인 계열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한 행위를 적발·제재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집단 세아 소속 세아특수강과 에이치피피 등의 부당내부거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총 32억7600만원(잠정)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세아 그룹 로고 모습. (사진=세아그룹 홈페이지)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