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유영상
SK텔레콤(017670) 대표가 인공지능(AI) 기업으로 환골탈태하는 데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지난달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전 직원이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는데요.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AI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판단 아래 AI 컴퍼니2.0 완성을 위한 실행력 높이기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유 대표는 최근 진행된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에서 "AI 컴퍼니1.0 시대에 관련 조직과 구성원이 중심이 됐다면, 2.0 시대에는 모든 구성원이 AI 전환을 이끄는 주인공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9월26일 서울 중구 T타워 수펙스홀에서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영상 대표, 타운홀미팅서 2시간 설파…"모든 고객 접점에 AI를"
SK텔레콤의 AI 피라미드 전략은 자사의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AI 서비스를 개발해 고객과의 관계를 밀접하게 만드는 자강(自强)과 AI 얼라이언스 중심의 협력 모델을 피라미드 형태로 묶은 것이 핵심입니다. 타운홀미팅에서 임직원에게 2시간 동안 AI 피라미드 전략을 설파한 것은 전 직원의 동참을 통해 자강을 키우자는 차원입니다.
유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기존 사업 영엽에서 AI 결합이 가속화될 뿐만 아니라 넥스트 비즈니스에서도 AI 활용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라며 "생성형 AI로 촉발된 파괴적 혁신은 산업·사회·생활 전 영역에서 가치 창출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존 이동통신(MNO) 사업영역에서 AI와의 결합이 가속될 뿐 아니라 AI를 활용한 넥스트 빅테크 서비스에서도 AI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가치 창출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유 대표는 "고객이 이통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접점에서 AI 기술과 서비스가 고객 편의를 높일 수 있다"며 "고객센터와 AI를 결합한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 부문에서도 초거대언어모델(LLM) 역량을 통해 생산성과 고객 편의를 모두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래 서비스인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은 2025년 상용화를 추진하고, 추후 AI를 활용한 자율주행까지 서비스를 확장시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습니다. '하늘의 테슬라'가 되겠다는 포부인 셈입니다.
메타버스 이프랜드도 언급하며 향후 AI가 메타버스와 결합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애플 비전프로, 메타 메타퀘스트3 등 하드웨어가 꾸준히 발전하면서 스마트폰 시대를 넘어 메타버스가 본격 부상할 것으로 본 것입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AI 피라미드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AI 피라미드 실행력 강조…글로벌 AI 서비스도 계획
임직원에서 AI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AI 퍼스트를 내세운 유영상 대표는 AI 피라미드 전략의 본격 시행에 나섭니다.
AI 피라미드 하단의 AI 인프라 영역은 AI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멀티LLM 등이 해당됩니다. SK텔레콤은 에너지 솔루션과 AI 호스팅 사업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국내 데이터센터 규모도 2030년까지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합니다.
AI 피라미드 중간 영역의 AIX는 모바일, 브로드밴드, 엔터프라이즈 등 비즈니스 전반에 AI를 접목해 생산성과 고객 경험을 혁신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습니다. 모빌리티, AI 헬스케어, 미디어, 애드테크 등 인접 영역으로 확장해 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입니다.
AI 서비스는 나만의 AI 개인비서 에이닷이 중심입니다. 지난해 5월 오픈 베타 형식으로 선보였고, 지난달 정식 출시했습니다. 이전 통화 내용을 바탕으로 전화할 사람을 추천하고, 통화 중 주고받은 내용을 AI로 분석해 통화 요약을 제공하는 AI전화를 비롯해 AI 수면 관리, AI 음악 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입니다.
AI 관련 투자 비중을 늘려 매출 확대를 이루고,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낼 예정입니다. SK텔레콤은 AI 관련 투자 비중을 2019~2023년 12%에서 향후 5년간 33%로 약 세 배로 늘린다는 목표입니다. 2028년 목표 매출은 25조원 이상으로 잡았습니다.
에이닷의 글로벌 진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앞서 지난 7월 도이체텔레콤, e&, 싱텔 등과 글로벌 텔코AI얼라이언스를 결성하고 통신사 특화 LLM과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회사를 세워 해외 통신사업자와 별도 글로벌 AI 서비스를 만드는 것도 구상 중입니다.
유영상 대표는 "자강과 협력 기반의 AI 피라미드 전략을 중심으로 AI 컴퍼니 실행력을 가속화하고 AI 관련 리소스 투자도 지속 확대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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