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지자체 대중교통비 인상이 추진되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시민 등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서울시와 경기도는 교통비 할인카드를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재정적인 부담탓에 타 지자체들은 고민이 깊어지는 중입니다.
18일 서울 광화문역 모습. (사진=뉴시스)
기후동행카드·the경기패스 추진
18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대중교통비 할인을 진행했거나 계획 중인 지역은 부산과 서울, 경기도입니다.
교통비 할인은 치솟는 물가로 인해 올해 전국적으로 교통요금이 인상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수도권의 경우 지하철 기본요금은 1400원으로 인상됐고, 버스비 역시 경기도 300~400원, 서울 150원 인상했습니다. 인천시도 2015년 이후 8년간 동결됐던 지하철과 시내버스 요금이 각각 올랐습니다.
수도권에서만 요금인상이 있던 건 아닙니다. 강원도의 경우 올해 초 4년 만에 기존 1400원에서 1700원으로 인상했고, 좌석버스는 2000원에서 2400원으로 올랐습니다. 제주도의 경우 버스요금은 동결됐지만 급행버스와 리무진 버스 요금이 올랐고, 택시 기본요금도 4년만에 4000원대로 인상돼 도민들의 교통비 부담이 커졌습니다. 대구시와 울산시도 버스요금 인상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에 서울과 경기도 등은 대중교통비 할인 카드를 대안으로 내놓았습니다.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는 월 6만5000원에 지하철과 버스, 따릉이까지 서울 시내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정기 이용권입니다. 서울시민들의 교통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했는데, 같은 수도권교통망인 경기도와 인천시가 배제돼 허울뿐인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시가 내놓은 기후동행카드에 경기도민들이 소외되자 경기도는 'The 경기패스'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경기도민이라면 전국 어디서나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하더라도 사용한 교통비의 일부를 환급하는 내용입니다.
부산시는 이미 지난 8월 전국 최초로 대중교통 통합 할인제인 '동백패스'를 도입했습니다. 월 45000원 이상 9만원까지 사용할 경우 지역화폐인 동백전으로 최대 4만5000원을 환급해 주는 제도입니다.
지방교부세 11조 이상 감소 예상…재원 마련 난항
그러나 서울시와 경기도에 비해 재정여력이 크게 떨어지는 지자체들은 재정 부담이 커 할인카드 도입을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내년도 지방교부세가 확 줄면서 이미 지자체들은 재정 악화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기획재정부가 올해 국세가 약 59조1000억원 덜 걷힐 것으로 전망하면서 지방교부세도 11조6000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결국 지자체들은 지방교부세 감소와 내년도 세수 감소에 의해 재원 마련이 마땅치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정부의 긴축 재정 기조에 맞춰 세출 구조조정을 진행키로 했습니다. 전반적인 사업들을 재정비해 사업비를 절감키로 했는데, 교통요금 인상을 해소하기 위해 교통비 할인 카드를 내놓기엔 재정 부담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교통비 지원을 추진하려면 많은 예산이 필요한데, 당장 세수 감소가 커 감당할 수 있는 가용재원 범위 내 예산이 크게 부족할 것으로 본다"며 "내년 국토부가 추진하는 k패스 사업과 연계해 시민들의 교통비 부담을 줄이는 방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3일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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