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콘서트 암표 판매로 스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팬들이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해 강경한 입장을 내놓고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콘서트 암표 문제는 가요계에서 꾸준히 지적되어 왔던 사안입니다. 국정감사에서 해당 문제가 언급되자 뒤늦게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근절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류호정 의원의 문제 제기
지난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공연계 암표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암표 신고는 2020년 359건, 2021년 785건, 2022년 4224건으로 급격하게 증가했습니다.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 암표의 경우 기본 2배에서 비싼 좌석은 30배로, 티켓 한 장에 500만원을 넘기기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류 의원은 암표 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가 늘어가지만 제대로 된 조치가 취해진 경우가 0건이라고 문제 제기를 했습니다.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올해 공연법 개정으로 내년 3월부터 암표 거래에 대해 행정조치 내지 행사조치를 할 수 있는 법이 마련됐다. 법률 자문을 받을 수 있는 예산안도 반영돼 있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작년 대비 암표 신고 건수만 11.7배가 늘어났음에도 내년 3월이 되어야 행정조치가 가능해진다는 답변에 공연계 현장에서는 뒷북 행정이라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임영웅.(사진=물고기뮤직)
공연계 암표 전쟁 심각
코로나19 이후 공연이 활발해지면서 공연계는 암표와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임영웅을 비롯해 다비치, 아이유 등 많은 가수들이 암표 거래에 강경한 대응을 예고하고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임영웅 소속사 물고기뮤직은 이달 말부터 진행되는 임영웅 전국투어 콘서트 암표 거래에 강경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물고기뮤직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수백만원 이상의 판매 공고를 내는 암표상들이 등장해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공연 문화와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불법 거래로 간주되는 예매 건에 대해서는 사전 안내 없이 바로 취소시키며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룹 다비치 측도 암표 관련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이와 함께 불법으로 거래되는 티켓을 제보해달라고 팬들에게 당부했습니다. 더불어 불법 예매 및 거래 건에 대해 강제 취소 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유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는 콘서트 부정 티켓 예매 총 12건에 대해 공식 팬클럽 유애나에서 제명 조치와 더불어 예매 사이트 ID 이용을 1년간 제한했습니다. 아이유는 부정 티켓 거래를 신고한 팬에게 해당 일자의 콘서트 티켓을 선물하는 등 참신한 방법으로 암표를 방지하고 있습니다.
전국 콘서트를 앞두고 있는 god 측도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해 오랜만에 공식 팬클럽을 모집했습니다. 윤계상은 공식 팬클럽 모집 이유에 대해 "최근 암표가 많아서 많은 분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들었다. 우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웃돈을 주고라도 보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공식 팬클럽에게 선예매 기회를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장 목소리 반영 '의문'
공연계 관계자는 "아티스트가 글로벌 인기를 얻으면서 암표가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내 팬뿐 아니라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해외 팬도 늘어나면서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아무런 대책 마련이 없는 상태다. 암표를 막기 위해 콘서트를 진행하는 가수와 협회, 그리고 공연 관계자들만 노력하고 있을 뿐이다"고 비판했습니다.
공연계는 이전에도 스포츠, 콘서트, 공연, 전시, 기차표 예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암표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어 왔음에도 내년이나 돼야 행정조치가 가능해진다는 콘텐츠진흥원의 태도에 분노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더욱이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한 조치가 이뤄질지도 의문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아이유.(사진 = 이담 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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