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가 경기도청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폭로한 공익신고자가 23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해당 내용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던 전 경기도청 공무원 조명현 씨는 이날 수원지검에 출석하면서 "이 대표의 부정부패를 고발한 신고인 자격으로 왔다"며 "상부 지시에 의해 행했지만, 인지하지 못한 위법 행위가 있다면 저 또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조씨는 김씨와 전 경기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 배모씨가 도청의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고 신고한 공익제보자입니다. 상관인 배씨는 조씨에게 법인카드 사용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조씨는 대선을 한달여 앞둔 지난해 2월 김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폭로했습니다. 지난 8월에는 이 대표의 법인카드 유용 지시와 묵인에 대해 조사 해달라며 권익위에 신고했습니다.
조씨는 신고서를 통해 "이 대표는 공적 업무에 사용해야 할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횡령 또는 횡령하도록 지시하거나, 횡령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해 배우자의 이익을 도모했다"며 "경기도지사라는 직위와 권한을 남용하고 관련 법령을 위반했다" 주장했습니다.
"김씨·배씨만 조사…이재명 대표도 잘못"
권익위는 조사 결과 이 대표가 법인카드 유용 정황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사건을 대검찰청에 넘겼습니다. 이후 대검을 사건을 수원지검으로 배당했습니다.
조씨는 "김씨와 배씨에 관해서만 조사한 걸로 안다"며 "검찰이 이 의혹을 조사하는 데 1년 반이 걸렸는데 (신속히) 안 돼서 따로 권익위에 이 대표가 잘못한 것을 고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씨가 '상부'로 지목한 배씨는 이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 8월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했습니다. 검찰은 김씨를 공범으로 보면서도,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아직 기소하지 않았습니다.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국정감사 도마에도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는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이 김동연 경기도지사에게 "권익위는 이 대표가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사건을 대검에 이첩했다"며 재발방지대책을 주문했습니다.
그러나 김 도지사는 "감사와 고발은 민선 7기에 이뤄졌다"며 "조씨가 공익제보자로 인정받았는지는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배우자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제보한 조명현 씨가 23일 참고인 조사를 위해 경기 수원지검으로 출석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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