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과 연관된 증인들이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 마지막 날인 종합 감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대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의대 모집 정원 확대'와 '2028 대학 입시제도 개편 시안'(개편안) 등의 쟁점 사항과 관련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습니다.
"이 부총리, '의대 정원 확대' 의제에서 왕따 수준"
국회 교육위원회는 26일 교육부 등에 대한 종합 감사를 진행했습니다. 김건희 여사의 석·박사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질의를 하기 위해 교육부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장윤금 숙명여대 총장·설민신 한경국립대 교수는 지난 11일 교육부 국정감사에 이어 이날도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교육부 국정감사 당시 이들이 해외 체류와 출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 평가 기간이라는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자 야당 의원들은 증인들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를 요청하기도 했으나 끝내 국정감사에 불러내지는 못했습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이 부총리를 상대로 교육 현안에 대한 공세를 퍼부었습니다. 먼저 유기홍 의원은 '의대 정원 확대' 의제에서 이 부총리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28조에 따르면 의대 정원을 정할 법적인 권한은 교육부 장관한테 있고, 국립대 병원 관할의 보건복지부 이관도 교육부 소관 법안인데 이 일을 보건복지부가 주도하면서 이 부총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 부총리는 자율전공 학부생의 의대 진학 이야기를 꺼냈다가 용산으로부터 질책을 받고 천덕꾸러기가 됐다. 이 정도면 거의 왕따 수준"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종합 감사에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의대 정원 확대' 의제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은 지난 17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국정감사 도중 유 의원이 질의하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의대 블랙홀' 심화 현상 우려…'2028 대입 개편안' 두고 갑론을박도
'의대 정원 확대'로 이공계 인재들이 모두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의대 블랙홀' 현상만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안민석 의원은 "의대에 입학하는 학생 5명 중 4명이 재수생으로 직업이 안정돼 있고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니까 어떻게든 가려는 것"이라면서 "의사는 소명감을 가진 사람들이 택하는 직업인데 소명감을 가진 학생이 이렇게 많아서 초등학교 때부터 준비하고 재수를 해서라도 의대에 가려고 하는 거냐"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자 이 부총리는 "의대 쏠림 현상의 경우 국가적으로 해결해야 할 난제"라며 "장기적으로는 의대 입학 정원 확대로 공급을 늘리면 선호도도 떨어질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개편안'을 둘러싸고 야당 의원들과 이 부총리가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강득구 의원이 "고교학점제 도입에 맞춰 내신을 절대평가로 해야 하지 않느냐"고 질의하자 이 부총리는 "장기적으로 그렇게 가는 것이 맞다고 보지만 지금 당장은 학교 현장이 준비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일단 상대평가를 병기하는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교육부는 지난 10일 발표한 '개편안'에 2025년부터 고교 내신을 5등급제로 완화하고,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병기하겠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강민정 의원도 고교학점제와 고등학교 내신 및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상대평가 방식이 맞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2028학년도 수능부터 17개 탐구 선택 과목을 없애고 모든 수험생이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치르도록 한 데 대해 "완전히 국어·수학 중심의 수능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러면 고교학점제를 위한 다양한 선택 과목 개설이 불가능하다"고 짚었습니다.
이에 이 부총리는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은 융합적인 사고력을 테스트하는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의 쉬운 과목들"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종합 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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