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21대 국회 국정감사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를 두고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 예산 3조
26일 질의에 나선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각 부처에서 받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예산안 자료를 보니, 원자력위원회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6년간 212억7800만원 정도 편성됐다"면서 "세수도 안 걷히고, 경제 사정이 어려워 재정건전성 측면에서 긴축을 유지하고 있는데, 우리의 잘못도 아닌 곳에 이런 막대한 예산을 투입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 의원이 각 예산정책처에 의뢰해 각 부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8년까지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해양수산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 예산은 3조1437억원입니다.
정 의원은 "정부가 섣부르게 후쿠시마 원전 오염 투기를 방조하면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고, 도쿄전력은 2051년까지 오염수를 방류한다고 한다"면서 "이런 투입 예산을 줄이려면, 우리가 쓴 돈을 일본 도쿄전력에 구상권 청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같은당 고민정 의원도 힘을 보탰습니다. 고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해양감시 예산이 올해 26억에서, 내년 44억원으로 증가했다"면서 "왜 아직도 구상권 청구를 안 했는가. 대한민국이 그 정도 국격도 안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기관 자체적인 생태영향평가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오염수가 생태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인체에는 얼마나 미치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대한민국은 국민안전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역 영향 10만분의 1 수준"
반면 여당과 원안위는 야당의 지적에 곧장 반박했습니다.
유국희 원안위원장은 "(예산증액은) 해양감시를 위한 것이고, 국내든 해외든 국민이 안심할 수 있게 감시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면서 "내년 예산에 담으려는 건 중국 원전이 활발히 운영해서, 이런 부분을 감시하기 위해 서해 쪽에 감시망을 확충하려는 관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구상권 청구와 관련해서는 "아직 다른 나라에서 구상권 청구를 했다는 이야길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관련해 더 이상 말하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문재인 정부가 일본에 구상권 청구를 한 적이 있냐"며 "후쿠시마 방류 오염수가 국내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냐고" 질문했고, 유 위원장이 "구상권 청구는 들어본 적 없고,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10만분의 1 수준으로 (우리 해양에) 아무 의미 없는 수치"라고 답하면서 야당의 지적을 받아쳤습니다.
정필모 의원이 질의를 마친 뒤 국감장에선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장제원 과방위원장을 대신해 회의를 진행하던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태평양 국가 중 방류 중단요구나 구상권 요구를 한 나라가 있냐"고 유 원안위원장한테 물었고, 이 질문에 대해 야당 측이 "왜 그런 질문을 하느냐"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어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 의원을 향해 "그 자리에 앉아 계실 자격도 없다"고 외치자 박 의원은 "당신은 그런 말할 자격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상황은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에 나서면서 "당신이란 말까지 해야 하나. 당신이라고 말하는 건 막무가내지"라고 묻자 박 의원이 "당신이라고 말한 건 사과한다"고 답하며 마무리됐습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사진=연합뉴스)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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