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낯선 데 새롭다. 그리고 재밌다." 테슬라 차량을 처음 타본 기자가 개인적으로 내린 정의입니다. 기존 완성차 업체에서 볼 수 없는 외관과 실내 인테리어, 조작법 등이 색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인데요. 문 여는 것부터 시동, 운전 등 뭐하나 낯설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
특히 테슬라는 최근 중국산 리튬이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하고 중국에서 생산한 모델Y를 국내에 내놓으면서 가격 경쟁력과 대중성을 무기로 국내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습니다.
테슬라 모델Y 외관.(사진=황준익 기자)
테슬라 모델Y 외관.(사진=황준익 기자)
지난 26일 '가성비 전기차'로 인기가 높은 모델Y 후륜구동(RWD)을 서울~파주 일대 등 100km 가량 시승했습니다.
외관은 기존 모델Y와 같습니다.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형태로 매끄러운 루프라인이 특징인데요. 프론트 범퍼부터 리어 스포일러까지 하나의 선으로 연결된 듯 부드러운 곡선이 눈길을 끕니다. 콤팩트한 느낌을 주지만 차량 가까이에 가면 "의외로 크다"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테슬라 모델Y 외관.(사진=황준익 기자)
실내는 심플 그 자체입니다. 평평하게 쭉 뻗은 대시보드와 중앙의 15인치 터치 디스플레이, 스티어링 휠이 전부입니다. 물리 버튼 하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스티어링 휠 뒤로 있어야 할 계기판도 없죠. 비상등은 실내등과 함께 천장에 놓고 송풍구는 대시보드 안쪽으로 숨겨 단순함을 극대화했습니다. 스마트폰 충전기(2개)는 비스듬하게 놓게 돼 있어 운전 중 만지지 않아도 확인이 편했습니다.
모든 조작은 터치 디스플레이에서 이뤄집니다. 공조 설정, 사이드미러 및 스티어링 휠 각도조절은 물론 심지어 글로브박스 여는 것도 가능합니다. 웹브라우저도 있어 충전 중 유튜브, 인터넷 검색이 유용합니다.
테슬라 모델Y 내부.(사진=황준익 기자)
실내 공간 역시 넉넉합니다. 전장 4750mm, 전폭 1920mm, 전고 1625mm, 휠베이스 2890mm로 휠베이스를 제외하면 현대차 아이오닉5 보다 큰 차체를 지녔습니다. 2열 레그룸과 헤드룸은 여유로웠고 시트 각도 조절이 가능해 추가적인 공간 확보도 할 수 있습니다. 천장은 글라스 루프로 탁월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앞좌석 포지션이 높아 2열에서 전방 시야는 조금 답답했습니다. 시트 착좌감은 편했지만 통풍기능의 부재는 아쉬운 부분입니다.
테슬라 모델Y 앞열.(사진=황준익 기자)
테슬라 모델Y 뒷열.(사진=황준익 기자)
모델Y엔 시동 버튼이 없습니다. 카드키를 센터콘솔 앞에 놓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량에 전원이 들어옵니다. 컬럼식 기어레버를 'D'에 맞추면 차가 움직입니다.
본격적으로 주행을 시작했습니다. 도심을 빠져나가는 동안 모델Y는 아주 부드러운 주행감을 줬는데요. 출발과 동시에 쭉쭉 달려 나가는 느낌보다는 내연기관차처럼 가속이 천천히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주행모드를 '컴포트'에서 '표준'으로 바꾸니 액셀을 밟는 대로 차가 쭉쭉 치고 나갔습니다. 몸이 뒤로 쏠릴 정도로 가속력이 훌륭했습니다.
테슬라 모델Y 터치 디스플레이.(사진=황준익 기자)
테슬라 모델Y 터치 디스플레이. 모든 공조 설정은 터치로 가능하다.(사진=황준익 기자)
고속에서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은 잘 걸러주는 편이었습니다. 액셀만으로 가속과 감속, 정차까지 가능한 전기차 특유의 회생제동 역시 제대로 느낄 수 있었는데요. 다만 모델Y는 타 전기차와 달리 회생제동 단계를 조절할 수 없습니다.
정지 모드에 따라 크립, 롤, 홀드로만 분류돼 있습니다. 홀드로 설정하고 가속 중 액셀에 발을 떼면 강력하게 제동이 걸립니다. 처음엔 익숙지 않지만 액셀 밟는 정도를 조절하며 원페달 드라이빙을 하다 보면 브레이크 밟을 일이 없어 운전이 편하게 다가옵니다. 특히 내리막길에서 가속이 붙지 않아 속도 유지가 편했습니다. 홀드에서 크립으로 바꾸려했지만 정지 모드 변경이 주행 중 불가능한 점은 단점으로 느껴졌습니다.
승차감은 단점으로 다가왔습니다. 단단한 서스펜션으로 노면 충격이 그대로 전달돼 맨홀이나 요철 구간에서 몸이 흔들렸습니다. 뒤통수가 헤드레스트를 칠 정도입니다. 2열에서의 충격은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테슬라 모델Y 오토파일럿 주행 화면.(사진=황준익 기자)
고속도로에선 테슬라의 하이라이트인 '오토파일럿'을 켜고 주행했습니다. 기어레버를 밑으로 두 번 내리면 실행됩니다.
앞차가 느리거나 차선이 변경이 필요할 때 차선 변경 안내가 나옵니다. 이 부분이 정말 매력적인 기능인데요. 현재 교통흐름을 알아서 파악해 자동 차선변경을 추전합니다. 방향지시등을 켜 차선 변경 승인을 해주면 자동으로 움직입니다. 부드럽게 변경돼 이질감이 들지 않았습니다. 승인이 늦거나 옆차량이 빠르게 달려와 위험한 상황이면 변경되지 않습니다.
테슬라 모델Y 글라스 루프.(사진=황준익 기자)
내비게이션은 직관적이고 안내 멘트가 없어 깔끔했는데요. 다만 과속카메라 알림이나 경고음이 없는 점은 큰 단점으로 느껴졌습니다. 구간단속에선 평균속도 안내도 없습니다. 이에 오토파일럿으로 주행 중 과속카메라가 있어도 속도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지 않는 부분이 더욱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테슬라 모델Y 전비 화면.(사진=황준익 기자)
연비는 훌륭했습니다. 서울에서 파주까지 65km를 달린 결과 전비는 8.5km/kWh를 기록했습니다. 돌아오는 길 35km에서는 8.3km/kWh로, 모델Y 인증 연비 5.1km/kWh(복합기준) 보다 높았습니다. 혼잡한 구간이 많았음에도 높은 전비를 보여줬습니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50km로 짧은 편이지만 강한 회생제동을 통한 원페달 드라이빙이 약점을 상쇄시켜주기 충분했습니다.
모델Y 가격은 5699만원으로 국고보조금은 514만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자체 보조금까지 합치면 4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승차감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적당한 주행거리(350km)와 높은 전비, 그리고 접근성 좋은 가격이 큰 강점으로 다가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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