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크래프톤(259960)이 매출 4503억원에 영업이익 1893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습니다. 당기순이익은 2116억원입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세로, 전분기 대비 각각 16%, 44% 늘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역시 각각 4%, 31% 올랐습니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3760억원이고, 누적 영업이익은 6037억원입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훨씬 웃도는 기록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3분기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매출 4274억6000만원에 영업이익 1451억4000만원이었습니다. 크래프톤 매출은 컨센서스보다 약 200억원, 영업이익은 400억원 많습니다.
크래프톤 2023년 3분기 영업(잠정)실적. 단위는 억원. (자료=크래프톤)
신작 2024년 출시 앞둬
크래프톤은 이번 실적 상승 요인으로 'PUBG: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 작품의 전 플랫폼 내 안정적 매출을 들었습니다. 크래프톤은 "PC·콘솔 부문에서는 3분기 클래식 맵인 미라마와 에란겔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새로운 총기인 드라구노프를 출시해,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플레이 경험을 제공했다"며 "8월부터 진행 중인 배틀그라운드 디렉터 라이브 토크를 통해 이용자들과 직접적인 소통과 적극적인 피드백 수용으로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며, PC·콘솔 부문에서 133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모바일에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드래곤볼 콜라보레이션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의 서비스 재개로, 전분기 대비 26%, 전년동기대비 9% 오른 매출309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크래프톤은 "인도 지역 대규모 이스포츠 대회 개최, 현지화 콘텐츠 제공을 통해 이전 수준의 매출과 트래픽을 회복했다"며 "지속적인 신규 이용자 유입이 일어나고 있어 인도 시장 내 국민 게임의 입지를 굳혔다"고 말했습니다.
크래프톤은 올해 '스케일업 더 크리에이티브(Scale-Up the Creative)' 구호를 공개하고 도약의 발판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까지 글로벌 스튜디오 13곳에 지분을 투자해 퍼블리싱 역량 강화와 신규 IP 확보에 집중했습니다. 상장 이후 크래프톤이 투자한 글로벌 스튜디오는 총 21개로 늘었습니다.
크래프톤이 직접 개발하고 있는 신작은 2024년부터 팬들과 만날 예정입니다. 블루홀스튜디오가 독자 개발한 익스트랙션 역할수행게임(Extraction RPG)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사실적 그래픽으로 준비 중인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가 이달 '지스타 2023'에 출품됩니다.
크래프톤 '다크앤다커 모바일' 예고편 영상. (사진=크래프톤 유튜브)
"다크앤다커 모바일, 세계 시장 목표"
크래프톤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목표 시장이 전세계라고 밝혔습니다. 배동근 크래프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이제는 특정 로컬 지역에서 성공하는 장르, BM(비즈니스모델) 구조는 과거의 일이 됐다"며 "모바일 게임만 해도 과거 PC·콘솔 게임성을 모바일에 잘 이식하는 것만으로 어떤 지역에서 성공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현재 나온 대부분의 게임성이 구현됐기 때문에, 플랫폼을 떠나 어떤 게임성으로 승부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글로벌로 확산되는 게임들은 웨스턴(서구권)에서 인기를 얻고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기 때문에, 저희는 그런 측면에서 다크앤다커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넥슨과 아이언메이스가 관련 IP를 둘러싸고 법적 분쟁을 이어가는 점에 대해서는 "사법적 판단은 당연히 존중하고, 결과에 따른 출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넥슨은 자사 개발자 출신인 아이언메이스 설립자가 사내 프로젝트를 이용해 PC판 다크앤다커를 만들었다며 수원지법에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6월 심리를 마치고 장고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크래프톤은 지난 8월 아이언메이스로부터 이 게임의 모바일판에 대한 글로벌 라이선스를 독점 확보했습니다.
이 밖에 크래프톤은 펍지스튜디오가 2024년 하반기 출시 목표로 만들고 있는 익스트랙션 슈터(Extraction Shooter) 장르 '프로젝트 블랙버짓' 등 신작들도 실적 향상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성수 메가박스, 향후 본사·스튜디오로 활용
이날 크래프톤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메가박스 건물 매입 공시도 했는데요. 취득가는 2435억원으로, 자산총액의 4.04%입니다.
이에 대해 배 CFO는 "(IPO 이후) 시간이 흐르며 3000명 이상의 조직이 됐고, 성수 지역에 나중에 저희 헤드쿼터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가 정주하며 업무할 공간이 필요했다"고 배경을 밝혔습니다.
이어 "게임은 적게는 20~30명, 많게는 500~600명이 협업하는 프로세스여서, 접근성이 괜찮은 지역에 공간 활용 가능성이 넓은 곳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며 "원래 헤드쿼터를 성수동에 확보하려 했고, 성수동 메가박스의 접근성이 좋고 모션 캡처를 위한 층고 등 니즈가 많은데, 게임 개발 관점에서 놓치기 아쉬운 기회가 있기 때문에 저희가 취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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