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며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민주당이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3국정조사’ 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했습니다.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도 예정대로 처리할 계획인데요.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건의로 제동에 나서면서, 정국 혼란은 장기화할 전망입니다.
필버 예고한 여당에 맞서…민주당 '찬성 토론' 맞불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9일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을 상정하기로 했다”며 “국민의힘에서 필리버스터를 예고해 저희도 찬성 입장 토론을 준비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의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찬성 토론에는 각각 8명과 15명의 소속 의원이 나설 예정입니다.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필리버스터 강제 종결에도 나섭니다. 윤 원내대변인은 “상임위원회별로 당번을 정해 24시간 본회의장을 지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 중단을 위해서는 ‘종결 동의’가 제출된 때부터 24시간이 지난 후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합니다. 국민의힘이 4개 법안 모두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경우 의결까지 총 5일이 필요한 셈입니다.
민주당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윤석열정부의 방송장악 의혹, 순직 해병대원 수사 관련 외압사건 등을 다룰 국조 요구서도 9일 본회의에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윤 원내대변인은 “3개의 국조요구서를 당론으로 채택했고 원내대표단에서 제출하기로 했다”며, 이날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의 만장일치 동의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거부권 정국…야 "돌아올 수 없는 강"
여야가 본회의를 앞두고 엎치락뒤치락 대비책을 내놓는 가운데, 양측의 대치는 예산 정국을 전후로 계속 가열될 가능성이 큽니다. 국민의힘이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에 대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맞불을 놨기 때문인데요. 여당은 수적 열세로 법안 통과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이죠. 이에 따라 필리버스터를 통해 ‘거대 야당’의 입법 강행을 부각하고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입법을 막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안 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앞선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에 이어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에도 거부권 카드를 꺼낼 경우, 향후 입법부와의 협치는 기대하지 말라며 엄포를 놓은 겁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은 협력을 요구하기에 앞서 입법부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라”며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간호법처럼 또다시 입법을 무산시킨다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고 앞으로 국회의 협력을 절대 기대하지 말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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