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아들 대리시험' 미국 교수 증인 채택될 듯
재판부, 내년 2월8일 선고 전제로 1일 증인신문 제안…검찰 "이의 없다"
2023-11-20 17:10:42 2023-11-21 13:45:33
 
 
[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법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 측이 아들의 미국 조지워싱턴대 온라인 시험을 대신 풀어준 혐의와 관련해 증인으로 신청한 담당 미국인 교수에 대해 사실상 채택 의사를 밝혔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3부(김우수·김진하·이인수 부장판사)는 13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 부부 등의 항소심 5차 공판기일에서 우선 대체 증거 방법으로 맥도널드 교수의 진술서를 내달라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에서 사건 쟁점과 관련해 맥도널드 교수에게 확인하고 싶어 하는 내용에 대해 질문하고 답해서 진술서 또는 서면 형태로 내면 검찰 의견 듣고 재판부에서 판단 자료로 삼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조국 측 "적극 추진할 것"
 
맥도널드 교수의 진술서를 기본으로 하고 선택 사항으로 내년 2월1일 맥도널드 교수에 대한 증인신문을 제안했습니다.
 
재판부는 "선고 날을 2월8일이라고 전제할 경우 2월1일 피고인 측 비용 부담으로 맥도널드 교수가 직접 법정 출석한다면 재판부에서 그 기일에 증인 신문하고 마무리할 수 있는 정도의 일정이 나온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조 전 장관 부부 측은 "우선 진술서 받는 작업을 진행하겠다"며 "법정 출석 증언은 날짜를 컨펌(확인) 받은 건 아니라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검찰 측은 "이의 없고 기소한 지 4년이 됐다. 재판이 지연되지 않고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재판부가 판단해달라"고 밝혔습니다.
 
맥도널드 교수는 2016년 조 전 장관 아들 조원씨가 조지워싱턴대 재학 당시 지도교수입니다.
 
조 전 장관 부부는 아들이 다니던 조지워싱턴대의 온라인 시험을 대신 풀어준 혐의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이들은 지난 13일 공판에서 "맥도널드 교수가 '그것이 왜 형사재판 대상이 되느냐'며 본인이 경험하고 운영한 학교 제도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했다"며 맥도널드 교수를 증인으로 채택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검찰 측 반발...법원, "지나치게 지연되진 않아"
 
지난 공판에서 맥도널드 교수 증인 신청과 관련해 검찰은 "소송을 지연시키는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반박하고 나선 바 있습니다. 이는 맥도널드 교수의 출석 시점 때문입니다.
 
당시 조 전 장관 측은 맥도널드 교수가 직접 출석하려면 내년 2월이나 3월에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애초 재판부는 연말에 재판을 마무리하고 내년 초 선고를 할 계획이었지만 맥도널드 교수 증인 신문을 하게 되면 결심 공판은 물론 선고까지 미뤄지는데, 내년 4월 총선 출마설이 나오고 있는 조 전 장관이 총선 전 2심 선고를 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 검찰 측 지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가 이날 "2월1일 맥도널드 교수의 출석이 원만하게 이뤄지면 증인신문을 위해 기일을 배정하도록 하겠다"고 하면서 검찰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에서도 1일에 한번 증인신문이 이뤄지는 게 재판이 지나치게 지연되는 것은 아니라 크게 부담되거나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및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혐의' 관련 항소심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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