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올해 종합부동산세 납부세액이 지난해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역대급 세수 결손이 발생한 상황에서 정부가 세법 개정을 통해 고가 부동산 소유자의 세부담만 크게 줄이는 등 ‘부자 감세’ 지적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입니다.
2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3일부터 올해 종부세 대상자 49만9000명에게 총 4조7000억원을 납부하라는 고지서를 발송했습니다. 전체 종부세 과세인원의 경우 주택분과 토지분 중복인원이 제외된 수치입니다.
특히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과세인원은 총 41만2000명으로 1년 전(119만5000명) 대비 66% 줄면서 약 78만3000명이 세 부담에서 벗어날 전망입니다. 또 주택분 종부세 전체 세액은 1조5000원으로 지난해(3조3000억원) 대비 55%(1조8000억원) 감소했습니다.
29일 정부에 따르면 과세 당국은 지난 23일부터 올해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발송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지난 24일 서울 강남우체국에 종부세 고지서 우편물.(사진=뉴시스)
올해 과세인원과 세액이 줄어든 주된 이유는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주택 공시가격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동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 공시가격은 평균 18.63%하락해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세법이 개정되며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이 오르고 세율이 인화된 영향입니다.
이에 따라 올해 개인 주택분 종부세 과세인원은 총 35만2000명으로 지난해(113만9000명) 대비 69%(78만7000명) 감소했고, 세액은 2조6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82%(2조1000억원) 급감했습니다.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종부세 과세인원은 11만1000명으로 전년(23만5000명) 대비 53%(12만4000명), 세액은 905억원으로 지난해(2562억원) 대비 65%(1657억원) 각각 감소했습니다.
현재 종부세 기본공제액은 9억원이며, 1주택자의 경우 12억원이 각각 적용됩니다. 부부가 1주택을 공동명의로 소유했을 경우엔 기본공제 한도가 18억원까지 늘어납니다.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율도 기존 0.6~3%에서 0.5~2.7%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다주택자 종부세 대상도 크게 줄었습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기본공제액이 종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인상되고 중과세율도 일부 완화된 탓입니다.
올해 다주택자 주택분 종부세 과세인원은 지난해(90만4000명) 대비 73%(66만2000명) 감소한 24만2000명으로, 이들이 납부해야할 세액은 지난해 2조3000억원에서 올해 4000억원으로 84%(1조9000억원) 감소합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인해 안 그래도 훼손된 과세 기준은 더 왜곡됐으며 부자들에게 감세 혜택이 집중됐다"며 "정부는 무분별한 감세정책을 철회하고 조세정의 실현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정부의 부자감세는 세수 결손뿐만 아니라 재정 여건이 열악한 지방의 재정을 더욱 악화시키는 등 지역균형발전을 저해하는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며 "종부세 감소로 지역 간 재정불균형 완화 목적으로 활용되던 부동산교부세 재원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인당 납부해야할 주택분 종부세 평균세액 전년 대비 평균 84만6000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인당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평균세액.(표=뉴스토마토)
올해 1인당 납부해야할 주택분 종부세 평균세액은 360만4000원으로 지난해(275만8000원) 대비 31%(84만6000원) 증가했습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과세인원이 세액보다 더 크게 감소한 것이 반영된 결과"라며 "이는 기본공제금액 인상에 따라 소액의 종부세를 납부하는 사람들이 과세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올해 고지된 종합부동산세는 내달 15일까지 납부해야 하고 납부 세액이 3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별도의 이자상당가산액 부담 없이 6개월까지 분납이 가능합니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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