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승인 노리는 서울옥션블루 미술품 투자계약증권…모회사 이해상충 논란
"모회사 서울옥션은 경매처일 뿐"
금감원측, 가격담합 등은 공정거래법 소관
2023-12-01 06:00:00 2023-12-01 06:00:0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최근 투자계약증권 신고서를 제출한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 서울옥션블루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최초 승인을 노리고 있는데요. 하지만 모회사 서울옥션(063170)과의 경매과정에서 이해상충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금감원이 아직 검토 중인 상황이라 조각투자업계 모두가 승인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서울옥션블루가 내놓은 앤디워홀의 '달러 사인'(Dollar Sign) 작품개요.(사진=금융감독원)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울옥션블루는 앤디워홀의 '달러 사인'(Dollar Sign)을 기초자산으로한 투자계약증권신고서를 지난 28일 제출했습니다. 해당작품은 1주당 10만원으로 총 7000주가 발행되는데요. 금감원의 정정 요청 없이 심사가 완료될 경우 내달 20~26일 청약을 실시해 7억원을 모집할 예정입니다. 
 
서울옥션블루는 증권신고서 승인 완료 후 운영중인 미술품 조각투자 앱 '소투'에서 청약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5년 안에 이 작품을 매각해 투자자에게 상환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작품은 지난 9월 모회사인 서울옥션에서 경매를 통해 구입했는데요. 가격산정이 6억2623만원으로 책정되면서 경매과정에서 객관성이 결여됐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옥션블루측은 오픈된 플랫폼을 통해 공정하게 낙찰된 금액이라고 입장입니다. 모회사 서울옥션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라 매입과정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오로지 기초자산 매입을 위한 경매절차를 주관했을 뿐이란 설명입니다.  
 
서울옥션블루 관계자는 "당시 경매는 비공식이 아닌 오픈된 형식으로 서울옥션 회원분들은 모두 참여할 수 있었다"며 "처음 경매 시작할때부터 부른 가격에서 올라가다 최종으로 낙찰된 가격"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옥션과의 관계에 대해선 "특수관계사로 혈연관계가 있는데 이해상충에 대한 조항을 따로 추가했다"면서 "준법감시인의 감시 아래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서울옥션블루의 주주구성은 이정봉 등(약 41%), 서울옥션(11.37%), 보이저사모(27.03%) 등 입니다. 서울옥션의 경우 이호재·이정봉 등 일가(31.13%)가 최대주주로 있죠. 이호재 회장의 둘째 아들이 이정봉 대표입니다. 
 
또 서울옥션블루는 해당 미술품 가격 적정성을 검토하기 위해 외부 평가기관인 통일감정평가법인과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에서 각각 7억과 7억5300만원으로 평가했다고 전했습니다. 유사작품 데이터를 기초로 한 내부 기초자산 평가 추정 적정가 범위는 약 6억2500만원~9억6700만원으로 산출됐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오픈된 경매과정의 경우 공정거래법에 관련돼 있어 직접 관여하기 어렵단 입장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술품을 구매에서 경매처 자체가 문제가 되진 않지만 신고서를 심사중으로 더 검토해봐야 한다"며 "경매과정에서 누가 참여했고, 가격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담합 여부나 가격산정이 적절했는지 등은 공정거래법 소관사항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앞서 첫 조각투자 신고서를 제출했다 자진철회한 투게더아트의 경우 스탠리 휘트니의 회화 '스테이송 61'(Stay Song 61) 그림을 최대주주인 케이옥션(102370)에서 7억2000만원에 매입한 후 업무비 관련 비용을 포함, 가격을 7억9920만원으로 매겨 논란이 됐습니다. 최대주주로부터 그림을 구입했던 만큼 가격산정에 객관성이 결여된 것 아니냐는 지적 나왔죠. 
 
조각투자업계는 가격산정에 있어 신뢰할 수 있는 거래처가 몇 안되는 만큼 관계사와 거래가 더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모회사나 관계사에서 작품을 구입하는게 더 싸고 안전하게 구입해 투자자들에게 매각차익을 더 많이 남기게 할 수 있다"면서 "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하기 위해선 꾸준히 차익을 남겨야하는데 소규모 경매사나 잘 모르는 갤러리에서 구입하다가 위작으로 드러나는 등 작품에 문제가 발생할 시 투자자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아직 조각투자가 국내에 안착되지 않아 가격산정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유신 서강대 교수는 "현재로선 업계가 공정가치를 반영하기 어려운 환경이긴 하다"며 "기업공개(IPO)처럼 지속적인 시장이 되려면 현재 업자들이 마켓메이커로서 처음부터 가격산정에 공정가치를 반영하는데 노력해야한다"고 했습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적정한 가격평가를 어떻게 할거냐가 굉장히 어려운데, 당연히 관계사들은 본인들이 유리한 가격에 주기 때문에 오히려 투자자 보호를 우선하기보단 고평가논란 등의 위험성도 따른다"며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시장이라 앞으로 시장이 더 커져야하고 신규투자자들은 더욱 신중해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한편 최초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투게더아트의 경우 증권신고서를 철회하고 기존보다 보완한 신고서를 준비 중입니다. 열매컴퍼니 또한 신고서 제출후 승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