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연석 기자] 내년 1월20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의 뒤를 이을 차기 공수처장의 윤곽이 이르면 다음 주 나올 예정입니다. 판사 출신인 김 처장 체제에서 공수처의 저조한 수사력이 논란이 됐던 만큼 차기 공수처장으로는 수사 경험이 있는 검사 출신이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공수처장 후보군 8명…판·검사 출신
1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는 전날 오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1차 후보 명단에 오른 8명 중 적합성 심의를 거쳐 대통령에게 추천할 최종 후보 2명을 추리려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추천위원회는 다음 주에 회의을 열고 재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최종 후보 2명 중 1명을 대통령이 지명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됩니다.
후보 명단에 오른 8명은 모두 판사 또는 검사 출신입니다. 판사 출신으로는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한상규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민석 변호사 △오동운 변호사 등 4명입니다. 검사 출신으로는 △이혁 변호사 △이천세 변호사 △이태한 변호사 등 3명입니다. 나머지 1명은 최창석 변호사로, 검사에서 판사로 전직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애초 후보 명단에는 여운국 현 공수처 차장도 포함돼 9명이었지만, 여 차장이 자신에 대한 추천을 철회해달라는 뜻을 전하면서 후보군 명단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질적 ‘수사력 부족’ 문제…검사 출신 처장 필요성↑
공수처는 2021년 1월 출범 후 줄곧 부족한 수사력과 저조한 실적으로 논란에 시달렸습니다. 지금까지 직접 공소를 제기한 사건은 3건에 불과하고 주요 피의자에 대해 네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됐습니다.
수사기관으로서 면을 세우지 못하다 보니 피의자들이 공수처 소환 요구에서 불출석하는 일이 빈번합니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표적 감사’로 수사를 받는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5차례나 소환요구에 불응했습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수사 무마 의혹’으로 공수처에 고발당한 검사 3명 중 현직 검사 2명도 소환조사에 불출석하고 서면조사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무서워하지 않는 수사기관이 됐다는 비아냥이 나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차기 공수처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고질적인 수사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검사 출신이 공수처장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공수처의 수사력 부족 원인을 현 공수처장이 수사 경험이 사실상 전무한 판사 출신이기 때문으로 보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정부 요직에 검사 출신 인사를 중용해 왔기에 차기 공수처장은 검사 출신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다만 검사 출신 대통령이 자신과 친분이 있는 검사 출신을 공수처장으로 임명할 경우 공수처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고 검찰 권력을 견제하긴 어렵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내년 1월20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진욱 공수처장. (사진=뉴시스)
유연석 기자 ccb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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