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여야는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을 두고 공방을 벌였습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재판 지연으로 야당이 수혜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법원이 과도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를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5일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습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사법부의 공정성이 중요한데 유독 지연된 재판의 수혜는 문재인 정부 관계자나 민주당 인사들만 누리고 있다"며 "국민은 재판 결과를 보고 법원이 특정 정당의 편을 드나, 하수인인가 이러한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조국 전 교수의 경우 3년 1개월 만에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법정 구속이 안 됐다"며 "내년 총선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3년 1개월을 끌어준 법원이 조국 교수 출마에 레드카펫을 깔아줬다는 비판을 피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형동 의원 역시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최강욱·윤미향 의원을 예로 들며 "여와 야에 대한 판단을 달리한다.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 재판 지연이 그때그때 달랐다"며 "정치적 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사법부 독립은 요원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여당은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시행된 제도들을 재판 지연의 원인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유상범 의원은 "김두얼 명지대학교 교수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하에 판사 업무는 경감됐지만 재판 지체는 심화됐다"며 "원인은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 하에서 해 왔던 법원장 추천제, 고등법원장 승진제도 폐지 등 이러한 제도가 결합됐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영장 발부 과도' 지적에 "압수수색 문제 익히 알고 있어"
반면 야당은 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경기도청 압수수색을 예로 들며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가 과도하다고 맞섰습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김동연 도지사가 선출되기 1년 전에 이재명 전 도지사는 그만뒀는데도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갖고 와 압수수색했다"며 "법원이 제지해야 하는데 압수수색 영장이 들어오면 거의 100% 다 발부해준다. 영장 자판기냐는 비판 들어봤나"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검사에게 왜 영장을 청구했는지 물어보고 사전에 심문하고 알아보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것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대법원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성준 의원도 "어제 검찰의 경기도청 압수수색이 전임 도지사 수사를 이유로 한 압수수색이라 하는데 경기도청 입장에서는 14번째 압수수색"이라며 "대법원장 후보자로서 동일 사건, 동일 대상을 상대로 한 압수수색이 반복적으로 계속되는 게 적절한가"라고 묻기도 했습니다.
조 후보자는 이러한 지적에 "압수수색 문제가 있다는 건 익히 알고 있다. 최근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조서의 증거능력이 약화된 반면 압수수색 필요성이 증대되다 보니 많은 영장이 청구되고 문제점도 드러났다"며 "대법관회의에서 이러한 문제를 공론화시켜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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