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6일 고위직 청렴리더십 특강을 위해 청주 청렴연수원을 방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한 김홍일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은 특수통 검사 출신입니다. 총선을 앞두고 갑작스레 자리가 빈 방통위의 새로운 수장으로 윤 대통령 신임이 두터운 김 후보자가 내정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인사 당시부터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된 ‘방송장악 시도’ 우려는 김 후보자 내정 후에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김홍일, 박영수·윤 대통령 검찰 '특수통' 라인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김 후보자는 중앙수사부 시절에 각별한 사이로 거듭났습니다. 김 후보자는 대검찰청 중수부장 당시 윤 대통령과 함께 일했는데요. 2009년 중수부장으로 발탁된 후 부산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이끌었는데, 그때 호흡을 맞춘 중수2과장이 윤 대통령이었습니다. 특히 김 후보자는 윤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검사 선배’ 중 한 사람으로 전해졌습니다. '박영수(전 특별검사)·윤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 라인에 김 후보자가 연결 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동관 전 위원장이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지난 1일 사퇴한 이후 닷새 만에 이뤄진 후임자 발표는 ‘방통위 마비 방지’ 차원으로 풀이됩니다. 지상파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와 YTN 최대주주 변경 등 방통위 과제가 산적한 만큼, 최고책임자 자리를 오래 비워둘 수 없었다는 분석입니다. 민주당이 주도한 이 전 위원장 탄핵소추안이 처리될 경우, 헌법재판소 심판까지 최소 반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야당은 김 후보자가 내정되자 윤 대통령이 ‘2차 방송 장악’에 나섰다며 반발했습니다. 특히 야당은 윤 대통령이 방통위원장에 친분이 깊은 특수통 검사를 기용한 것은 내년 총선 승리를 겨냥한 것 아니냐며, 이 전 위원장이 추진했던 방송장악 기조가 후임 방통위원장 체제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야 “총선 승리에 특수통 검사까지”…인청 진통 예고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방송·통신 관련 커리어나 전문성이 전혀 없는 ‘특수통 검사’가 어떻게 미디어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간다는 말이냐”며 “윤 대통령은 검찰 출신 말고는 등용할 인재가 없다고 말하지 마시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민생은 뒷전이고 언론장악을 통한 총선 승리를 위해 특수통 검사까지 동원하는 것이냐”며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윤석열 정권의 방송장악을 기필코 저지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검사 출신 방통위원장 지명은 법망을 피해 언론을 범죄자 다루듯 취조해 무릎 꿇게 만들겠다는 것 아니냐”며 “노골적 불법행위로 탄핵에 이른 이동관에 대한 반면교사가 결국 검사 지명이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윤 대통령의 굳센 언론장악 의지를 잘 알겠다. 김 위원장이 절대 언론장악, 방송 탄압에 나설 수 없도록 막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방통위원장은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데요. 야당은 김 후보자와 윤 대통령의 개인적 인연과 김 후보자에게 방송·통신 관련 업무 경력이 없는 점, 김 후보자 내정이 그간 이뤄진 검사 중심 인사의 연장선상이라는 점 등을 두고 집중 공세를 펼칠 것으로 관측됩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