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식품업계에서 양극화 마케팅이 두드러져 눈길을 끕니다. 연말을 맞이해 고급 식재료로 구성된 프리미엄 신메뉴들이 속속 등장하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운 먹거리 역시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이 같은 분위기는 올 들어 심화하는 소비 양극화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소득 수준이 높은 계층은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여유가 없는 계층의 경우 저렴한 상품을 찾아 나서는 소비 패턴이 식품 시장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한정판 프리미엄 메뉴인 '인피니티 킹마호크 스테이크'를 선보였는데요.
이는 지난 2017년 출시한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모티브로 한 메뉴입니다. 아웃백은 기존 토마호크 부위와 그 위의 꽃갈비살까지 포함한 희소성 높은 부위를 정형하고, 매일 한정된 수량만 판매합니다.
쉐이크쉑은 프리미엄 버번 위스키 브랜드 '메이커스 마크'와 협업한 신메뉴 '버번 베이컨 쉑'과 '버번 베이컨 치킨'을 출시했습니다.
이들 상품에는 메이커스 마크의 버번 위스키 및 베이컨, 어니언을 오랫동안 끓여 알코올은 날리고 버번 특유의 우디하고 스모키한 풍미의 '베이컨 어니언 소스'가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 써브웨이는 프리미엄 신메뉴인 '랍스터 컬렉션'을 겨울 시즌 한정 메뉴로 출시했는데요. 소금 외 부재료를 첨가하지 않은 캐나다산 원물 함량 98%의 랍스터 통살을 주재료로 활용했습니다.
반면 대형마트는 연말을 맞이해 적극적인 반값 할인 행사에 나선 모습입니다. 이마트는 오는 14일까지 육류, 보양식, 제철 과일 등 신선식품은 물론 생필품까지 최대 50%를 할인하는 행사를 실시합니다.
홈플러스는 오는 13일까지 딸기 전 품목을 5000원 할인합니다. 이 밖에 롯데마트는 이달 10일까지 '크런치 콘소메 치킨'을 1만5900원에서 절반 수준인 8268원에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업계가 극과 극의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것은 물가 불안과 함께 사회 전반적으로 소비 양극화 흐름이 심화하는 탓이 큽니다.
무엇보다 업체 입장에서는 높은 가격의 제품을 선호하는 고소비 계층과 지갑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수요층을 모두 잡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식품 업계의 양극화 마케팅은 결국 거시경제적 측면의 소득·소비 양극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최근 2년간 고분위 계층의 경우 근로 소득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저소득층은 오히려 감소하면서 소득 격차 역시 더 커졌다. 이 같은 현상이 식품 업계에 그대로 투영된다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에서 고객들이 즉석조리 상품을 고르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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