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크고 작은 열차 탈선사고가 반복되는 가운데 정부가 코레일이 철도시설 유지보수를 독점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현행 철도산업발전기본법(철산법)에 대한 개정을 추진합니다.
국토교통부가 철도안전 강화를 위해 철산법 개정안이 국토교통위원회 교통소위에 조속히 상정되도록 철도노조, 국회 등을 지속 설득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습니다.
철산법 개정안의 핵심은 코레일의 독점적인 유지보수를 보장한 단서조항을 삭제하는 것으로 진접선 등과 같이 코레일이 운영하지 않는 노선까지 코레일이 유지보수를 수행함으로써 안전과 효율성이 저하된다는 문제가 지적됐기 때문입니다.
SR 수서고속선, 진접선, GTX-A 등 코레일이 운영하지 않음에도 유지보수를 수행하는 국가철도 구간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철산법 개정 요구는 커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와 함께 국토부, 코레일, 철도공단이 공동 발주한 철도안전체계 국제컨설팅에서도 철산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평가가 나왔습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3월 보스톤컨설팅그룹에 철도안전체계 심층진단 및 개선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한 바 있습니다. 결과보고서에서는 유지보수와 관제는 코레일로, 건설과 개량은 철도공단으로 위탁된 시설관리의 파편화가 철도사고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됐습니다.
컨설팅은 시설관리의 파편화로 업무의 일관성 부족, 시스템 적기 개선 지연, 사고 시 책임 공방 등 즉각적 원인 해결이 곤란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시설관리와 연관된 관제도 약 46%(200개 역)가 역무와 혼합된 채 개별적으로 수행되는 등 일관성과 적시성이 미흡해 잦은 사고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컨설팅은 철도 운행과 관련한 국민 안전을 시급히 강화하기 위해 코레일의 조직혁신을 추진할 것을 제시하고 안전관리가 미흡할 경우 근본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코레일 내 관제·유지보수를 총괄하는 '안전부사장'을 신설하고 유지보수와 정보화 및 첨단화를 통해 유지보수의 책임성을 높일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어 역별 관제를 운영과 분리하고 중앙 관제에 집중시켜 관제 독립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여객열차 충돌·탈선, 철도종사자 사상, 장시간 운행지연을 직전 3년 평균의 1.3배 이하로 유지하는 등 안전지표를 제시하면서, 안전지표 초과 시 근본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국토부는 컨설팅 내용을 고려해 철산법에서 코레일의 독점조항을 보장하는 대신 코레일이 운영하는 구간은 코레일이, 그 외의 구간은 해당 운영사 등이 유지보수를 수행하고 코레일이 안전지표를 준수하도록 시행령에 규정하는 방안을 국회에 제안한 상태입니다.
백원국 국토부 2차관은 "국민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에 따라, 철산법 개정은 시급한 사안이므로 국회에서 조속히 논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철도산업발전기본법(철산법)이 국토교통위원회 교통소위에 조속히 상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정비 중인 KTX.(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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