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K팝은 한해 수천억을 넘어 ‘조’단위 매출을 올리는 산업입니다. 그 중심에 K팝 글로벌 시장을 움직이는 국내 4대 메이저 엔터사가 있습니다. K팝 산업이 최대 호황기를 넘어 꼭대기에 올라서면서 4대 엔터사는 작년 기준 상반기에만 수천억에서 1조원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무서운 성장 속도를 시현 중인데요. 유래 없는 호황 산업에 종사하지만 ‘스타메이커’로서 역할론에 충실하는 종사자 처우는 엔터사 별로 큰 차이가 납니다. 직원 처우에 따라 엔터사 대표 아이돌 재계약의 희비가 갈리기도 하는데요. 뉴스토마토가 4대 메이저 엔터사 속내를 들여다 봤습니다. <편집자주>
왕은 왕 다웠습니다
. K팝 시장 최대어
BTS를 소속 가수로 둔
하이브(352820)는 국내 메이저 엔터사 중에서도 최고 수준 연봉을 직원들에게 제시하고 있는데요
.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 윈윈(Win-Win)전략을 일찌감치 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 업계 최고 대우의 결과물은 BTS와의 2번 연속 재계약이란 쾌거로 이어졌습니다.
사진=뉴시스
‘엔터 대장주’ 하이브···직원 연봉도 1등
업계에서는 BTS가 하이브 재계약 이유를 미국 시장 성공 탄력 유지를 위한 ‘윈윈 전략’으로 해석하는데요. 속내를 들여다보면 결국은 매니지먼트 전략의 성공으로 풀이됩니다. 하이브의 매니지먼트와 아티스트 파이프라인 시스템 구축을 관리하는 스태프(직원) 처우와 무관치 않다는 설명인데요. 직원 처우는 결국 사측이 임직원을 얼마나 존중하느냐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하이브의 임직원 대우는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올라온 하이브의 작년 상반기 사업 보고서를 보면
1인당 평균 연봉액은
6300만원으로 업계
1위입니다
. 하이브를 뒤를 이어 JYP Ent.(035900)(5839만원), 에스엠(041510)(4440만원). 와이지(3600만원) 순으로 집계됩니다. 4대 메이저 회사 가운데
꼴찌인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와 비교하면
2배 가량 높은 수치입니다
.
성비로 나눠 살펴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성의 평균 연봉은 8200만원으로 YG엔터 평균 연봉인 4200만원 대비 2배 가량 높은 수치입니다. 여성은 JYP엔터가 하이브보다 76만원 많은 5476만원이지만 남녀를 합한 총합으로 하면 하이브가 JYP엔터를 훌쩍 앞섭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는 이미 업계 최고 대우로 선망의 대상이다”면서 “다른 엔터사와 달리 상당히 수평적 분위기 또한 장점으로 꼽힌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존 엔터사는 설립자 1인 지배 체제 성격이 강한데 하이브는 방시혁 의장이 아티스트와 경영을 분리한 시스템을 구축해 온 만큼 사풍 자체가 안정적”이라며 “직원 만족도가 높은 기업으로 입소문이 많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큰 사풍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도 하이브가 갖춘 특유의 분위기가 BTS를 두 번이나 재개약으로 이끈 원동력 중 하나일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윈윈 전략’이 아티스트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직원(스태프) 전체에 확실한 동기 부여를 했다는 것이죠.
업계의 긍정 평가에 대해 하이브 측은 말을 아꼈는데요. 하이브 관계자는 “그 부분에 대해 특별하게 드릴 말씀은 없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출처=각사 2023년 반기보고서
아이돌 재계약 저주 ‘마의 7년 법칙’ 깨트린 하이브
국내 아이돌 계약 시스템엔 미신 같은 저주가 있는데요. 아무리 잘 키워놓은 소속 가수라도 ‘7년의 저주’에 가로막혀 재계약이 무산된다는 속설입니다. 그 저주를 깨뜨린 게 하이브입니다. BTS 전원이 다시 방시혁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것도 2번이나 연속으로 말입니다.
2013년 하이브 전신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한 BTS는 국내 성공을 발판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고 이후 전 세계에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K팝 글로벌 전략’ 핵심이 됐습니다. 이후 BTS 재계약 시즌이 돌아옵니다. 업계는 주목했습니다. 다시 재계약을 할 것이냐 아니면 BTS란 대어가 매물로 나올 것이냐. 2018년 BTS는 ‘빅히트’와 첫 번째 재계약을 체결합니다. 업계에 무성하던 재계약 저주, 이른바 ‘마의 7년’이 깨진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빅히트는 외형 확장에 주력, 기존 K팝 3대 메이저 엔터사를 넘어 ‘4대 메이저 시대’를 열었습니다. 2021년 상반기 사명을 지금의 ‘하이브’로 변경하고 하반기 국내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고요. 상장 추진 당시 가치는 수십조원으로 평가됐습니다. BTS란 글로벌 IP의 힘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BTS 멤버들 재계약 이슈가 재차 돌아왔는데요. 잡음이 무성했던 블랙핑크와 와이지엔터와 달리 하이브는 이번에도 멤버 전원 재계약에 성공했습니다. 재계약에서 팀이 사라지거나 각자의 행보가 갈리는 다른 아이돌 그룹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2024년 1월 현재 하이브 시가 총액은 10조원 규모입니다. 국내 4대 메이저 회사 가운데 SM엔터와 JYP엔터 그리고 YG엔터를 모두 합해도 하이브를 넘지 못합니다.
하이브는 현재 메인IP BTS의 군백기에도 불구하고, 큰 타격이 없습니다. 하이브만의 아티스트 파이프라인 확대에 대한 이익 레벨 상승 견인 기대치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내년 BTS 완전체 컴백이 예고된 가운데 올해 3개 이상 신인 그룹 데뷔가 예정돼 있고, 오는 22일 산하 레이블 플레디스 소속 보이그룹 ‘투어스’ 성공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이브 관계자는 “‘투어스’ 외에도 올해 걸그룹 ‘아일릿’ ‘캣츠아이’도 데뷔한다”면서 “특히 ‘캣츠아이’는 한국인이 한 명뿐인 6인조 걸그룹이다. 다국적 걸그룹이 미국 현지 데뷔를 거쳐 어떤 성과를 낼지 지켜봐 달라”고 말했습니다.
BTS(방탄소년단). 사진=뉴시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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