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여당의 각종 악재가 총선판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내부는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둘러싸고 연일 충돌하고 있습니다. 19일 정부로 이송된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이하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둘러싼 대통령 거부권도 여론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2월12일(현지시간) 오후 암스테르담 동물보호재단 DOA를 방문, 참석자 간담회에서 격려사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뉴시스)
'김건희 리스크' 여당 내분 가시화
'김건희 리스크'를 둘러싸고 국민의힘 내분이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김 여사의 '명품가방 정치공작=대구·경북(TK) 시각'이라고 한 김경률 비상대책위원을 겨냥, "지역별로 갈라서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특정 지역 관련 발언은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수도권 선거에서 진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선거에 승패,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다양하게 있다. 특정한 이슈가 선거 전체 승부를 결정짓는다고 보진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양측의 충돌은 지난 18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김건희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국민께서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고 한 발언과 맞물려 파문이 일었습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한 비대위원장과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공개 회동을 했습니다. 김건희 리스크를 둘러싼 갈등이 여권 내홍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 위원장은 이어 같은 날 공공부문 초거대 인공지능(AI) 활용 추진 현장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관련 논란에 대응하는 당 지도부가 동일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지적을 두고 "제 목소리와 윤 원내대표의 목소리는 다르지 않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논란에 대한 사과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김건희 리스크'는 여당인 국민의힘 총선 득표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을 분석되고 있습니다.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도 지난 의원총회에서 "수도권 선거 망칠 일 있느냐"며 "함정도 맞고 공작도 맞지만 봐줘도 되는 것은 아니다. 공작이라 그래도 국민들이 안 좋게 보니 고개 숙여야 된다"고 했습니다.
'김건희 리스크'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여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던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2월 또는 3월 재표결을 강행할 태세라는 점에서 여전히 불안 요소로 남아 있습니다.
만일 재표결을 통해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총선의 최대 이슈는 '김건희 리스크'가 될 전망입니다. 실제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은 4월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 유권자들의 냉랭한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국민의힘 거부권 행사 건의에 대한 규탄 입장을 표명하는 삭발식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불통' 이미지 윤 대통령…'이태원특별법' 여론 자극
'이태원특별법'을 비롯해 지난해부터 수차례의 '거부권'을 행사하며 생긴 윤석열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도 이번 총선에서 악재로 다가올 전망입니다. 윤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가 여당인 국민의힘에 대한 거부로 이어질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양곡법과 간호법, 노란봉투법, 방송3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습니다. 또한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에도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현재 기독교·불교·천주교 등 종교 단체와 시민, 노동, 예술, 교육 단체 등 658개 시민단체에서는 윤 대통령에게 이태원특별법 공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와 시민대책회의 및 각계 시민단체 대표자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 거부권을 건의하기로 한 여당 국민의힘은 각성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법률을 즉각 공포하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하루 앞서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통령에 특별법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건의했다"며 "지난 9일 본회의 표결 때에 퇴장한 것에 이어,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입법권을 '무시하라'고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을 넘어 분노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는 국가가 대규모 인파 밀집을 예측하고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아 발생한 명백한 인재"라며 "그럼에도 경찰은 일부 현장 책임자들만 기소했을 뿐 정무적, 정책적 책임을 져야 하는 소위 '윗선'에는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았고 정부와 여당은 진상이 다 드러났으니 특별법은 필요 없다고 주장한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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