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백신펀드 조성 순항…규모 확대 '과제'
혁신 신약 제조 시 최소 몇천억원 비용 소요
"애초 약속했던 1조원대 펀드 규모 형성해야"
2024-02-15 14:37:28 2024-02-15 14:37:28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정부와 민간 주도로 '메가펀드' 조성이 순항하고 있지만 펀드 규모 확대라는 과제를 안았습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1000억원 규모의 K-바이오·백신 3호 펀드 주관 운용사로 LSK인베스트먼트를 선정했습니다. 펀드 목표 결성액은 1000억원으로 우선(최소) 결성액 700억원이 조성되면 조기 투자를 개시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조성하는 펀드는 투자 시장 위축을 고려해 정부와 국책은행 출자금 400억원을 결성 규모와 관계없이 출자합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2022년 7월 신약개발을 위한 K-바이오백신 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023년 상반기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 뒤 2025년까지 1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보건복지부는 K-바이오·백신 1호 및 2호 펀드 운용사가 민간 펀드 운용사 2곳과 함께 올해 바이오헬스 분야에 2500억원 이상을 조성해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지난해 K-바이오·백신 1호 및 2호 펀드는 우선 결성 절차를 마무리하고 투자를 개시해 4년간 투자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총 결성액은 2616억원으로 제약·바이오 투자 시장 위축 등을 고려해 총 결성액의 최대 40%(1000억원)를 올해 집중 투자합니다. 
 
다만 펀드 규모 확대는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5조원 규모의 메가펀드 조성이 필요하다고 요청했지만, 백신 펀드 규모는 10분의 1에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혁신 신약을 만들기 위해선 최소 몇천억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펀드 규모가 미흡하다고 지적합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글로벌 임상을 시행하기 위해선 막대한 자금이 요구돼 대규모의 펀드가 필요하다"면서 "대부분 정책금융과 매칭하지만 상당 부분은 벤처캐피탈(VC)들이 펀드를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김현욱 현앤파트너스코리아 대표는 "K-바이오백신 펀드를 조성할 당시가 코로나19 시국이었다"면서 "펀드가 타깃으로 하는 백신 부문은 헬스케어의 메인이 아닐뿐더러 시장 자체가 한계점이 있다. 따라서 펀드가 커지기 위해선 신약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나머지는 민간에서 조성하라고 맡기고 있다"면서 "현재 제약바이오주는 고점 대비 10분의 1보다 못한 수준까지 하락했다. 신약 하나를 만드는 데도 최소 1000억원이 드는데 몇조 단위가 아닌 이상 몇천억원 펀드 규모로 지원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에는 펀드의 투자 자금은 기업들 대상으로 예산 배분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소위 말하는 혁신 신약 개발 가능성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부 입장에선 애초 약속했던 1조원대 규모로 펀드를 조성해야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라며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를 갖고 있는 기업체에 투자하는 금액이기 때문에 분명한 옥석가리기를 통해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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