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정부가 줄사표로 병원을 떠나는 전공의에 대해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검토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업무개시명령에도 근무지로 돌아오지 않은 29명에 대해 업무개시명령 불이행 확인서를 징구한 상황입니다.
전공의 파업에 따라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신고 34건에 대해서는 진료공백이 없도록 돕고, 필요시 소송까지 지원할 예정입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0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설명회를 열고 "19일 22시 기준 현장점검 결과, 737명의 전공의가 출근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미 업무개시명령을 한 29명을 제외하고 728명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고 밝혔습니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 병원이탈 사태가 현실화되면서 복지부도 본격적으로 전공의 개개인을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고 있습니다. 복지부는 현장점검 등을 통해 지금까지 누적 831명을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렸습니다.
19일 23시 기준으로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통해 복지부가 파악한 근무지 이탈 전공의는 1630명입니다. 이를 고려하면 업무개시명령은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정부는 업무복귀명령을 따르지 않은 전공의에 대해서는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검토한다는 방침입니다.
지난 19일 기준 업무개시명령에도 근무지로 돌아오지 않은 29명을 대상으로 불이행 확인서를 징구한 상태입니다.
김국일 중수본 비상대응반장은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즉시 진료 현장으로 전공의들이 돌아오길 바란다. 행정처분은 그 이후에 고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행정처분이 '면허정지'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박민수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이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전공의 728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공의 파업에 따라 의료 차질도 빚어지고 있습니다. 우선 정부는 전공의 파업으로 발생한 피해 사례를 검토하고 개별적 지원에 나설 계획입니다.
20일 0시 기준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 상담은 총 34건입니다. 수술 취소 25건, 진료예약 취소 4건, 진료 거절 3건, 입원 지연 2건씩 접수됐습니다.
박민수 차관은 "1년 전부터 예약된 자녀의 수술을 위해 보호자가 회사도 휴직했으나, 갑작스럽게 입원이 지연된 안타까운 사례도 있었다"며 "환자 치료에 공백이 없도록 하겠다. 필요한 경우 소송에 대한 지원도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각 병원에서는 급하지 않은 수술이나 입원을 연기하고, 당직에 교수들까지 동원하는 등 전공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피로도 누적 등으로 전공의 복귀기간이 늦어질 경우 2~3주 뒤를 마지노선으로 본격적인 근무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정부는 전공의가 빠진 대형 병원 중심의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비상의료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특히 광역응급상황실 4개소가 3월부터 조기 가동됩니다. 비응급 환자는 대학병원이 아닌 일반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10개 국립대병원과 35개 지방의료원, 6개 적십자병원을 포함한 114개 공공병원 평일 진료시간도 확대, 주말과 공휴일 진료에도 착수합니다. 12개 국군병원 응급실도 개방할 방침입니다. 보건소 연장 진료와 무제한 비대면진료 등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권역·전문응급의료센터 등의 응급의료 행위와 전문의 진료에 대한 보상도 강화합니다. '입원환자 비상진료 정책지원금'을 신설해 전공의 대신 입원 환자를 진료하는 전문의에게 건강보험 보상을 실시합니다.
권역외상센터 인력·시설·장비를 응급실의 비외상진료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유연화합니다. 입원전담전문의 업무 범위도 한시적으로 확대, 진료가 허용된 병동 외에도 진료할 수 있도록 조치합니다.
인턴이 필수 진료과에서 수련 중 응급실·중환자실에 투입되더라도 해당 기간을 필수 진료과 수련으로 인정하는 등 수련 이수 기준도 손볼 계획입니다.
주요 병원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근무를 중단하기 시작한 20일 서울 소재 대형병원에서 한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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