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의대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시민단체와 보건의료노조, 환자단체 등은 ‘의료정상화가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정부와 의료계가 한발씩 물러나 접점을 찾고, 빠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한다는 겁니다.
“조속한 진료 정상화가 우선”
시민단체들은 28일 의료공백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조속한 진료 정상화가 먼저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의료계가 조건없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의정 갈등으로 중증환자들이 실질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라며 “의료진의 조속한 복귀와 환자 중심 의료환경 구축을 위해 정부와 의료계의 논의가 절실하다”고 촉구했습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 역시 “현재의 의료대란 사태가 더 이상 악화되도록 방치해선 안 된다”며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은 집단행동을 철회하고 조건 없이 의료현장에 복귀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도 의사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압박조치를 유보하고 진료 정상화를 위한 대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의료개혁의 원칙이 흔들려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경실련 관계자는 “정부는 의료현장 정상화를 위해 의료계와 대화하되 원칙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 의사 부족으로 인한 환자 고통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대화는 필요하지만 의료계의 무조건적인 정책 철회 주장을 수용해서도, 총선을 앞두고 선거용으로 이용해서도 안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의정, 여전히 평행선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의료개혁을 위한 논의 협의체를 제안하며 전공의와 의대교수, 의사단체들과 물밑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의료인들과 건설적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추진해달라”고 지시한 데 따른 조치입니다. 정부는 전날에도 의료분야를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며 의료개혁을 위한 내년도 예산 편성에 의료계 참여를 요청했습니다.
의대 증원 문제가 의료개혁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입장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이미 대학별 인원 배정까지 완료한 만큼 의정 대화의 조건이 될 수 없다는 겁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대화와 설득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27년 만의 의대 증원을 기반으로 의료개혁 과제를 완수하겠다”고 했습니다.
정부가 연일 대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협의체 구성이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입니다. 이번주부터 집단 사직과 외래진료 축소에 나서고 있는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들과 함께 증원 백지화를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의협은 의사 수 감축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강경파’로 알려진 임현택 신임 의협 회장은 “의대 정원을 늘릴 게 아니라 오히려 500~1000명을 줄여야 한다”고 말해왔습니다.
2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 의대정원 증원 저지 내용을 담은 포스터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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