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2020년부터 작년까지 4년째 적자를 이어가는
콘텐트리중앙(036420)이 ‘범죄도시3’ ‘서울의 봄’으로 쌍천만 흥행을 일궈낸 데 이어 오는 24일 개봉하는 ‘범죄도시4’로 3연속 1000만 흥행에 도전합니다.
흥행 기대에도 4년째 적자 사슬을 끊어내긴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대다수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올해 콘텐트리중앙의 적자 지속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회사 주가는 3년새 80% 가까이 급락했습니다.
2연속 1000만 흥행에도 힘겨운 주가·실적
콘텐트리중앙은 2019년 10월 18일 유가증권시장에 들어왔습니다. 당시 주가는 3~4만원대였지만 2021년 10월 말에는 7만원대까지 뛰어올랐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국내 영화 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콘텐트리중앙 주가도 꾸준히 내려가 현재 1만4000원대입니다.
주가 급락과 더불어 회사 실적은 4년째 적자를 시현할 정도로 부진한 상황입니다. 올해 국내 증권가 리서치센터의 전망도 대다수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하나증권과 메리츠증권 등은 올해 콘텐트리중앙의 영업손실 규모를 각각 121억원, 91억원으로 추정했는데요. 하나증권은 "극장사업자 메가박스의 현재 비용 구조로는 IP(지식재산권) 흥행 변수를 제외하면 흑자구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메리츠증권은 “시장 위축에 따른 고수익 스크린 매출 감소,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따른 퇴직급여 발생 등 판관비 영향”을 언급하며 올해 영업손실을 전망했습니다. KB증권 역시 “코로나 여파로 쌓여있는 영화 작품이 상반기까지는 박스오피스 관람객수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흥행영화 산적에도 적자인 이유
작년 연속 두편의 1000만 영화 흥행에도 콘텐트리중앙의 적자 기조인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악화된 재무건전성이 아직 회복이 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범죄도시3’와 ‘서울의 봄’ 모두 콘텐트리중앙에 큰 수익을 안긴 IP임에도 작년 콘텐트리중앙 영업손실은 681억원대로 집계됩니다. 2022년 751억원대에서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1000만 영화 두 편의 매출에 비하면 영업손실 감소 폭이 크지 않습니다. 콘텐트리중앙 IR자료에 따르면 메가박스는 ‘서울의 봄’이 개봉한 작년 4분기에만 100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72% 상승했지만 영업적자는 6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콘텐트리중앙측은 “’서울의 봄’ 투자 배급 이익이 일부 반영됐지만 극장 운영 효율화에 따른 일회성 비용과 수익성이 높은 광고 매출 감소 등으로 영업 적자가 지속됐다”고 말했습니다.
중앙그룹의 중간지주사인 점도 더딘 실적 개선의 요인으로 꼽힙니다. 현재 그룹 지배구조는 중앙홀딩스→중앙피앤아이→콘텐트리중앙으로 이어지고, 콘텐트리중앙은 산하에 메가박스중앙(지분율 95%)과 SLL(지분율 54%)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메가박스중앙은 또 다시 극장사업자인 메가박스와 투자 배급사인 플러스엠으로 나뉩니다. SLL은 영화 드라마 콘텐츠 제작 사업을 전담하는데 총 15개의 산하 레이블(제작사)을 두고 있습니다. 즉, 메가박스중앙의 작년 영업손실, 미국 작가조합 파업에 따른 SLL의 미국 법인 4곳의 실적 부진도 콘텐트리중앙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서울의봄, 범죄도시3 등의 흥행에 따른 이익 발생과 동시에 산하 지배회사들의 손실이 상쇄되는 그림인 만큼 단순히 IP 하나의 성공만 놓고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셈입니다.
콘텐트리중앙 측은 “매출 구조가 산하 레이블과 투자 배급 및 상영이 전부 분리돼 있고, 각각의 매출이 지분율에 따라 콘텐트리중앙으로 모이는 구조이다 보니 콘텐츠 하나의 흥행이 실적 호전에 영향을 주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오는 24일 SLL산하 레이블 비에이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고 플러스엠이 투자 배급하는 ‘범죄도시4’가 개봉합니다. 2편과 3편에 이어 시리즈 3연속 1000만 흥행 가능성에 촉각이 곤두섭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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