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루닛, 상장 이래 첫 메자닌 발행…볼파라 인수 효과 '기대'
볼파라 지분 100% 확보 위해 1715억원 CB 발행
자금 수혈로 볼파라 자본잠식 해소 기대
2024-05-03 06:00:00 2024-05-03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30일 17:4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인 루닛(328130)이 상장 2년 만에 첫 대규모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섰다. 뉴질랜드 AI진단 기업인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Volpara Health Technologies Limited) 인수를 통해 해외 경쟁력 강화를 이루기 위해서다. 루닛은 인수 자금을 공급해 볼파라의 재무구조 개선을 이루고, 루닛 인사이트 MMG를 중심으로 미국 진출과 해외 매출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사진=네이버 지도)
 
볼파라 인수를 위한 1715억원 규모 CB 발행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루닛이 총 171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볼파라 인수를 위해 조달하는 자금으로, 지난 2022년 7월 상장한 이후 처음으로 발행한 대규모 전환사채다. 루닛은 지난해 12월3일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수 결정 보고서를 통해 볼파라의 인수를 밝혔다. 양수 주식수는 2억5437만4308주로 지분 100%를 확보하기 위해 약 2525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볼파라는 뉴질랜드 소재인 AI기반 유방암 진단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루닛이 이번 인수 목적을 사업 다각화 및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로 꼽은 만큼 볼파라를 통한 해외 매출 확대를 기대하는 것이다.
 
앞서 루닛은 전환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최근 진행한 주주총회에서 메자닌 한도를 1조원까지 늘리기도 했다. 이에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한도는 기존 각 1000억원 씩에서 5000억원으로 증액됐다.
 
이후 발행한 이번 제1회차 전환사채 1665억원과 제2회차 전환사채 50억원 전액을 볼파라 인수 자금으로 사용한다. 여기에 잔액 약 810억원은 현재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기타금융자산 포함 2234억원) 등을 활용해 지급하고, 오는 5월21일 볼파라의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다.
 
루닛은 수출 의존도가 높아 매출액 대부분이 해외 매출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루닛의 전체 매출 251억원 가운데 84.9%(213억원)가 해외 매출이다. 상장 해인 2022년에도 전체 139억원의 매출 중 79.35%(110억원)를 수출을 통해 끌어냈다.
 
최근에는 루닛이 보유한 해외 법인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어 기대가 크다. 루닛이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법인(Lunit USA, Inc.)는 지난해 2억5816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직전연도 19억의 당기순손실을 냈던 것과 비교해 개선됐다. 이외 지분 100%를 보유한 중국 법인(Lunit China Co., Ltd.)과 유럽법인(Lunit Europe Holdings B.V.)이 각각 2247만원, 1303만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지만 미국법인으로 상쇄됐다.
 
루닛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루닛의 매출 대부분이 해외 매출"이라며 "볼파라는 미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매출도 꽤 양호한 기업이기 때문에 미국 시장 진출에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볼파라 재무구조 개선 이뤄 매출 확대 효과 기대
 
루닛은 이번 인수를 통해 매출 확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인수 자금 공급을 통해 볼파라의 재무구조가 정상화될 예정인 가운데, 루닛보다 큰 규모의 매출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루닛에 따르면 볼파라는 현재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자본금과 자본총계는 각각 1496억원, 418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은 72.06%에 달한다. 통상 자본잠식이 50%이상 진행되면 기업의 존속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볼파라의 재무구조 개선을 이룰 수 있는 이유는 인수 자금이 회사로 직접 지급되기 때문이다. 자금이 회사로 직접 유입되면 자산과 부채로 구성된 자본총계가 대폭 늘어나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볼파라의 지난해말 자본총계(418억원)에 인수자금을 단순 가산하면 2943억원으로, 자본금(1496억원)의 두배에 달하는 금액이 된다.
 
볼파라가 자본잠식에서 벗어난 후에는 루닛의 매출 확대에도 힘을 싣게 된다. 볼파라의 지난해 매출액은 286억원으로 같은해 루닛의 매출(251억원)을 뛰어넘는다. 인수 후에는 루닛의 100% 자회사로 들어가 매출 전체가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된다.
 
루닛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인수 자금을 통해 자본잠식에서 벗어나는 게 맞다"라며 "(볼파라는 현재) 현금흐름 기준으로 플러스(+)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볼파라의 인수 작업이 완료되면 미국 내 판매에서 큰 효과가 기대된다. 루닛은 유방촬영술 AI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와 3차원 유방단층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DBT'을 보유하고 있다. 루닛은 볼파라의 미국 네트워크를 통해 솔루션을 유통하게 된다. 이에 미국 내 판매 채널을 신규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루닛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볼파라 인수로 확보한 고객 기반 및 시장점유율에 따른 매출 증가로 2025년 중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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