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한국지엠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에 돌입합니다. 기본급 인상외 국내에서의 신차 및 전기차 생산을 요구하고 나섰는데요. 내수 확대와 미래차 생산을 통해 한국지엠 존속을 내건 만큼 노사간 입장차가 클 것으로 보여 큰 진통이 예상됩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사는 오는 22일 상견례를 통해 임단협 교섭 첫 일정을 진행합니다.
한국지엠 부평2공장.(사진=뉴시스)
노조 측은 이번 협상에서 월 기본급 15만9800원 정액 인상, 지난해 당기순이익(1조4996억원)의 15%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10년 간 공장 축소와 구조조정에 따른 고통 분담과 원상회복 일환으로 평균 23.2년 통상임금 기준의 300% 지급도 요구했습니다.
노조는 한국지엠 발전과 고용안정을 위한 별도 요구안도 마련했는데요. 우선 개발과 생산, 후속 차종관리까지의 권한을 갖춘 중소형 세그먼트(전기차, 내연기관) 생산을 내걸었습니다. 이는 현재 가동이 중단된 부평2공장 재가동을 위한 것입니다. 여기에 내수판매 확대를 위해 부평, 창원공장에서의 신차 2개 차종 생산과 국내 생산 차량의 30%를 내수지장 물량으로 우선 배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국지엠은 국내 완성차 5사 중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생산이 없는 유일한 업체입니다.
노조는 "대한민국에서 미래차를 생산하지 않는 유일한 자동차 회사인 한국지엠은 마치 외딴섬 같다"며 "턱 없이 부족한 내수판매의 증대와 미래 차종 생산 없이는 시쳇말로 속 빈 강정이다. 함께 사느냐, 함께 죽느냐의 기로에 선 것이 한국지엠의 현실이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사진=한국지엠)
올 초 제너럴모터스(GM)에서 부평공장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시설을 투자하겠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지만 검토 단계에서 취소됐습니다. 전기차 생산의 경우 한국지엠 측은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노사간 마찰이 예상됩니다. 한국지엠은 내년까지 총 10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인데 국내 생산 모델은 전무합니다.
더욱이 지난 3월 한국지엠은 노사협력부문(LR) 총괄에 로버트 트림 현 인사부문(HR) 부사장을 선임했습니다. 트림 부사장은 노사협력과 인사 업무를 겸임하고 있는데요. 노조는 트림 부사장 선임 당시 노사협력부문 부사장은 사측과 노조 이해관계에서 중간자적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인사부문과 동시에 맡아 한쪽으로 치울 칠 가능성이 높고 외국인에 따른 소통의 한계 등으로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전기차 1종이라도 생산되면 신뢰성을 높이면서 한국지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데 현재는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미 GM은 10여 국가에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공장을 정리한 기업인만큼 한국지엠이 수출물량으로 버티기에는 한계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현대차(005380) 노사도 오는 23일께 상견례를 한 뒤 올해 임금협상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기아(000270) 노조는 이달 말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해 사측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별 기업노조가 교섭권을 가진
KG모빌리티(003620)와 르노코리아의 경우 올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사 협력 의지가 강해 상대적으로 교섭이 순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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