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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조은 기자]
하나마이크론(067310)이 지난 17일 1125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시설자금과 채무 상환 자금 조달에 나섰다. 최근 비메모리 분야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 설비 증설을 통한 수익성 개선도 예측되는 반면, 하나마이크론 재무 건전성이 다소 떨어지는 가운데 유상증자 자금 모집 미달 시 재무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사진=하나마이크론)
1000억원대 유상증자에 주주가치 '하락'·무상증자도 못 막아
21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마이크론은 지난 17일 500만주를 상장해 약 1125억원을 모집하겠다고 공시했다. 모집 자금은 시설자금으로 687억원(60%), 채무상환자금으로 250억원(22%), 운영자금으로 188억원(18%)이 사용될 계획이다. 신주 상장일은 8월20일로 예정됐다.
하나마이크론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채무를 상환해 재무 건전성을 제고하고 설비 증설을 위한 자금 조달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하나마이크론은 지난 2021년 제10회차 사모사채로 250억원을 빌렸다. 우선 오는 11월 만기가 돌아오는 것을 대비해 채무상환 자금으로 250억원 전액을 조달키로 했다. 이번에 채무상환 자금을 빌린다면 자금재조달(리파이낸싱)을 하는 셈이다.
시설자금으로는 고객사 비메모리 테스트(TEST) 신규 수주에 따른 케파(CAPA) 증축에 나선다. 이번에 설비 투자 증가로 비메모리 테스트 분야 연간 생산 능력은 19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 측은 오는 10월까지 설비 투자가 완료되면 매출이 안정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모방법은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진행한다. 새로 발행한 주식을 발행가에 살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기존 주주에게 우선 배정하는 방식으로 남는 주식(실권주)이 생기면 일반공모로 전환된다. 인수수수료는 모집총액의 0.5%인 반면 실권수수료는 7.0%에 달한다. 대표주관사는
대신증권(003540)으로 일반공모 배정 후에도 발생한 실권주는 전량 인수할 계획이다. 신주배정 기준일은 오는 6월20일이며 구주주 청약일은 7월29일부터 30일, 일반공모 청약일은 8월1일부터 2일까지다.
다만 시장은 이미 대규모 유상증자를 악재로 인식하고 있어 모집금액은 다소 축소될 가능성도 나온다. 하나마이크론은 지난 17일 유상증자와 동시에 무상증자를 실시해 주주달래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하나마이크론은 무상증자로 보통주 1주당 0.15주를 배정키로 했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9월4일이다. 하지만 주주 가치는 지난 17일 2만6450원에서 주말을 지나 20일 2만2850원으로 13.61%(3600원) 하락했다.
모집 미달 시 차입금 증가로 재무 부담 '가중'
하나마이크론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 이유는 지난 3년간 수익성이 줄면서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이 위험 수준에 도달해 추가적인 사채 발행이나 금융권 차입 시 재무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하나마이크론은 주요 고객사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을 두고 있는 반도체 후공정 전문기업이다. 최근 매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줄곧 감소했다. 매출은 지난 2021년 6695억원에서 2023년 968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49억원에서 579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도 2021년 15.67%에서 지난해 5.98%로 급감했다. 올 1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나 재무 건전성은 악화됐다.
지난 2021년 SK하이닉스와 D램, 낸드 후공정 완제품 계약을 맺었으나 이는 양날의 검이 됐다. 베트남법인 하나마이크론 비나(Vina)는 매출이 2022년 227억원에서 지난해 3375억원으로 15배가량 급증했으나 지속적인 설비 증설을 위한 장단기 차입금은 늘어났다. 하나마이크론이 2019년에서 2023년까지 비메모리 완제품 테스트 사업분야를 확대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은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4144억원에 불과했던 차입금은 2022년 지난해 9820억원으로 증가하더니 올 1분기 1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차입금의존도는 2021년 39.42%에서 2022년 48.53%, 지난해 56.92%로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2021년 134.39%에서 올해 1분기 241.31%로 늘어났다. 통상 차입금의존도는 60%, 부채비율은 200%를 넘어서면 위험 수준으로 판단한다.
모집금액 미달 시 하나마이크론은 자체자금으로 충당하거나 금융권 차입 등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운전자금 규모가 커지는 것도 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하나마이크론 운전자금은 2022년 2461억원에서 지난해 2503억원, 올해 1분기 3247억원으로 늘어났다.
대표주관회사 대신증권 의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재무안정성 지표가 지속적으로 낮아진 것은 반도체 생산부지 확보 및 설비 증설을 위한 투자자금을 지속적으로 조달해왔기 때문”이라며 “추가 차입금이 증가한다면 이자비용과 함께 재무안정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하나마이크론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받지 않았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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