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배달의민족이 요기요·쿠팡이츠에 이어 '구독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합니다. 업계 1위인 배민까지 후발주자로 구독서비스에 뛰어들자 쿠팡이츠는 와우 회원을 상대로 한 음식 배달 무료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배달업계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28일부터 '배민클럽' 체험 기간 운영을 시작합니다. 배민이 처음 선보이는 구독제 서비스인 배민클럽은 가입 시 알뜰배달(다건배달) 기본 배달비 무료, 한집배달(단건배달) 배달비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합니다. 혜택 적용 지역은 수도권, 6대 광역시, 세종 등 9개 지역입니다.
배민은 구독제 서비스 후발주자입니다. 요기요는 '요기패스X' 구독자를 대상으로 1만5000원 이상 주문하면 음식을 무료로 배달하고 있습니다. 쿠팡이츠도 와우 멤버십 구독자에게 무료배달(다건배달)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배민도 4월1일부터 배민1 무료배달(다건배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었으나, 구독제 서비스를 도입한 건 '락인(Lock-In) 효과'를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쿠팡이츠가 무료배달 시행 후 업계 2위로 올라선 만큼, 배민도 고객 유지에 경고등이 켜진 셈입니다.
배달 오토바이. (사진=뉴시스)
배민이 구독제 서비스를 도입하자 쿠팡이츠도 무료배달 시행 지역을 기존 수도권·6대 광역시·일부 지방에서 전국으로 확대했습니다. 무료배달 시행 2개월만에 적용 지역 제한을 없앤 것입니다.
배달업계의 출혈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배달앱 3사의 지형도 변화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올해 3월 기준 쿠팡이츠 앱 사용자는 649만명으로 요기요 앱 사용자(598만명)를 넘어섰습니다. 쿠팡이츠가 요기요를 제치고 배달앱 2위에 오른 건 지난 2019년 6월 출시 이후 처음입니다. 지난달에도 격차는 더 벌어졌습니다. 쿠팡이츠 앱 사용자는 697만명으로 요기요(576만명)보다 121만명 많습니다. 시장 1위인 배민 사용자수는 지난달 전월 대비 17만명 감소한 2109만명으로 조사됐습니다.
업계들의 출혈경쟁으로 배달업계 실적도 관심사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은 매출 3조4155억원, 영업이익 699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업계 1위를 지켜온 배민이지만, 쿠팡이츠 추격에 '무료배달', '구독제 서비스' 등에 뛰어든 만큼 실적이 예년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봄이 오면서 배달앱은 비수기가 시작된다. 이젠 나간 집토끼를 잡아오는 데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예년 대비 고객 수가 줄어가고 외식 등 횟수가 늘어나면서,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되고 있다. 때문에 타사가 한다고 하면 비용을 투자해서라도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배달앱 3사 스티커. (사진=뉴시스)
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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