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선정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해당 지역 아파트들의 집값이 요동치는 모양새입니다. 선도지구 선정을 노리는 단지들의 경우 직전 거래가보다 수억원 가량 호가가 오르는 등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집값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성남시와 고양시 등 1기 신도시가 위치한 각 지자체들은 다음 달 25일 공모 지침을 공고하고 선도지구 공모에 들어갑니다. 자세한 윤곽이 드러나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단지들의 경우 지금보다도 집값이 더 크게 오를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정부는 지난달 23일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을 제정하고 4월 27일부터 해당 법령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행령 제 21조의 '노후계획도시정비선도지구의 지정' 항목이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선도지구는 특별정비예정구역 중 주민 참여도, 정비 시급성, 주변지역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특별정비계획을 우선 수립하여 정비하는 지역으로 연내 신도시별 1개소 이상 선도지구 지정될 예정입니다.
선도지구로 선정되면 구조안정성과 주거 환경 등 안전진단 항목에 대한 조정 가중치가 적용되며, 용적률 최대 150% 완화 등 도시·건축규제 완화 등의 특례가 적용됩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1차 선도지구 선정 물량은 다섯 개 지역에서 총 2만6000가구 규모입니다. 여기에 신도시별로 1~2개 구역을 기준 물량의 최대 50%까지 추가 선정할 수 있어 선도지구 전체 물량 최대치는 △분당 1만2000가구 △일산 9000가구 △평촌 6000가구 △산본 6000가구 △중동 6000가구 등 총 3만9000가구까지 늘어날 전망입니다.
유력 선도지구 지역 호가 수억원 올라
이처럼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지정에 대한 윤곽이 뚜렷해지자 해당 지역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성남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한양5단지의 164㎡(전용 49.73평)의 경우 현 매도 호가는 23억원 선입니다. 직전 실거래가인 19억5000만원(12층) 보다 3억5000만원, 약 18% 상승한 것입니다.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선도지구 지정 가능성이 있는 단지 들을 중심으로 호가가 올라가고 있다라는 이야기 있다"며 "주민분들이 많은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는데, 집값 상승 기대감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분당 수내마을 인근 A부동산 중개사무소 대표는 "선도지구 선정계획 발표 후 실거주는 물론 투자 상담 등의 전화가 많이 오는 편"이라며 "상황이 바뀌자 매물로 내놓은 집들도 거둬 들이면서 추이를 살펴보자는 이런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다른 1기 신도시 아파트 가격도 빠르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1기 신도시 중 가장 집값 변동이 적다는 평가가 있던 부천 중동 신도시의 '은하마을 주공2단지' 전용 39㎡는 3억6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는데요, 이 역시 한달 전에 비해 1억원 가량 가격이 올랐습니다.
각 지자체 다음 달 25일 공모 절차 돌입
1기 신도시가 위치한 각 지자체는 다음 달 25일 공모 지침을 공고하고 본격적인 선도지구 공모에 들어갑니다. 성남시의 경우 최근 ‘분당신도시 선도지구 민관합동 TF추진단’ 첫 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의 ‘선도지구 표준평가기준’에 따른 ‘성남시 선도지구 공모지침’에 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선도지구 선정을 위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분당 서현동의 한 통합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선도지구 지정 세부 항목 평가이 어떻게 나올 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는데, 국토부 발표 내용이 좀 불합리하다는 지적들이 있었다"며 "때문에 성남시에서 주민 목소리를 듣고 이를 반영해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전문가들은 선도지구 지정 단지 집값이 오르는 것은 재건축 기대감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향후 해당지역의 집값이 더 요동칠 가능성도 점치고 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선도지구로 지정되면 차익에 대한 기대감 내지는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을 것"이라며 "주민 동의율이 높고 상징성이 큰 메머드급 단지는 가격이 더 떨어질 요인은 없어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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