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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7일 15:3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기업인
이오플로우(294090)가 영업손실이 지속되면서 상장 당시 설정한 목표 실적과 멀어졌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인슐렛과의 소송으로 해외 판로가 막혔었지만, 최근 승기를 잡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곤지암 공장의 국제 의료기기 품질경영시스템인 ISO13485 인증도 마무리하면서 이오플로우는 해외 매출 확대를 통한 실적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사진=이오플로우)
멀어진 목표 실적에 영업비용 심화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오플로우가 올해 1분기 82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연도 동기(93억원)보다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상장 당시 목표한 실적도 여전히 달성하지 못했다.
이오플로우는 지난 2020년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등장했다. 상장 당시에도 적자 상태였지만, 2022년부터 매출액 491억원, 영업이익 35억원을 시작으로 2023년(915억원, 197억원)과 2024년(1776억원, 545억원)에 수익성 개선을 이어나가려 했다.
그러나 상장해인 2020년 매출액은 2165만원에 그쳤으며, 영업손실은 129억원 만큼 발생했다. 이후에도 좀처럼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394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12억원, 82억원으로, 목표 실적에 10분의 1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목표 실적에 달성하지 못한 이유는 느린 외형성장 속도뿐만 아니라 과도한 영업비용도 근간이 됐다. 이오플로우의 올해 1분기 매출원가(율)와 판매비와관리비(율)는 각각 20억원(165.46%), 74억원(611.61%)이다. 이미 매출원가가 매출 규모를 넘어서면서 매출총손실 7억9126만원이 발생했다. 직전연도 같은 기간에는 매출원가(율)가 6억6978만원(80.62%) 수준에 그치면서 매출총이익(1억6098만원)을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악화됐다.
이는 지난 2022년부터 생산능력을 확장시키기 위해 설립한 곤지암 공장의 건설 비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오플로우가 공장을 설립하기 시작한 2022년 매출원가와 판매비와관리비는 72억원, 338억원으로, 직전연도인 2021년(28억원, 248억원)보다 크게 늘기 시작했다.
일시정지된 소송 리스크와 곤지암 공장으로 실적 개선 기대
이 같은 상황에서도 올해부터는 이오플로우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영업 비밀 침해와 관련한 소송에서 최근 승기를 잡으면서 일시적으로 해외 판로가 열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기업이자 경쟁사인 미국 '인슐렛'이 이오플로우를 대상으로 영업 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인슐렛은 이오플로우가 자사의 영업 비밀을 훔쳐 제품을 개발 또는 생산했다고 주장하면서다.
인슐렛과의 법정 공방이 이어지다 보니 통상 소송과 관련된 비용이 반영되는 지급수수료가 크게 늘었다. 이오플로우가 올해 1분기까지 지급수수료로 사용한 비용은 27억원이다. 직전연도 동기간(6억2386만원)보다 크게 늘었으며, 소송이 발생하기 전인 2022년(33억원) 한해 동안 사용한 금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이오플로우에 내려졌던 가처분 결정의 효력이 정지됐다. 최종 판결이 아닌 만큼 향후 또다시 해외로의 판로가 막힐 수 있지만 당장은 열렸다. 특히 이오플로우는 대부분의 매출이 해외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이번 결정으로 인한 성장이 기대된다. 실제 이오플로우의 올해 1분기 전체 매출(12억원) 가운데, 대부분이 수출(11억원) 금액이다. 소송이 발생하기 전인 2022년에도 전체 매출(67억원)의 절반 이상이 해외를 통한 매출(56억원)이었다.
이오플로우의 매출 규모가 크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성장이 기대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건설 과정에 있던 곤지암 공장이 준공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K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적합 인증에 이어 최근 국제 의료기기 품질경영시스템인 ISO 13485 인증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오플로우는 앞서 외주 공장을 이용해 대량 생산이 제한됐으나, 자체 공장인 곤지암 공장을 통해 생산량을 대폭 늘릴 수 있게 됐다. 공장 설립을 계획하기 전인 지난 2021년과 2022년에는 연간 생산 능력은 36만개 수준이었지만, 본격적인 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376만개까지 생산할 수 있게 된다.
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이사는 "흑자 전환을 위한 대부분의 시설 투자가 완료됐다"라며 "이오패치 매출 증대와 지속적인 원가 절감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 빠른 시간 내에 흑자 전환이 가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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