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승주 선임기자] 민주당이 벌집을 쑤셨습니다. 이재명 전 대표의 수사를 맡은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자 검찰이 폭발한 겁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을 비롯해 간부, 평검사들까지 민주당에 대한 성토가 끊이지 않는 모습입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공격’에 대한 검찰의 ‘반격’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법조계에서는 이원석 총장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한 만큼 수사로 맞대응을 펼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입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원석 총장 "길거리 싸움 걸어오는 것"
이 총장은 민주당에 대해 ‘길거리 싸움꾼’이라는 표현을 쓰며 강도높은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이 총장은 4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7월 월례회의에서 “검사 탄핵 조치는 판결이 선고됐거나 재판받는 피고인들이 법원의 법정에서는 패색이 짙어지자 법정 밖에서 거짓을 늘어놓으며 길거리 싸움을 걸어오는 것”이라며 “그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자 아예 법정을 안방으로 들어 옮겨 자신들의 재판에서 판사와 검사, 변호인을 모두 도맡겠다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이 총장은 지난 2일 민주당이 검사 탄핵안을 발의한 직후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를 위한 방탄 탄핵"이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그로부터 이틀 만에 이어 이번에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길거리에서 싸움을 걸어오는 ‘폭력집단’으로 규정한 겁니다.
총장뿐 아니라 주요 간부들도 검찰 내부 전산망에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전 대표의 대장동 사건 공소 유지를 책임진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우리나라 법치가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질 줄은 몰랐다'는 심경을 밝혔습니다.
이 지검장에 앞서 2년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면서 이 전 대표 수사를 지휘한 송경호 부산고검장도 실무를 담당한 검사 대신 자신을 탄핵하라고 했습니다.
평검사들도 민주당의 검사 탄핵 추진에 대해 공정한 수사와 재판이라는 형사사법제도의 근본을 해치는 것이라는 취지 등 성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오른쪽)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신정훈 의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선거법·돈봉투사건 수사 등 민주당리스크 여전
일각에서는 검찰의 추가 반격카드와 관련해 총선 수사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선거사건은 공소시효(6개월)가 짧은 만큼 10월까지 기소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독 오른 검찰이 더욱 선거사범, 특히 민주당 당선자들의 선거법 위반에 대해 칼날을 날카롭게 벼릴 것이라는 겁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4·10일 22대 총선에서 당선된 300명의 의원 가운데 최소 80명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소·고발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선거법뿐이 아닙니다. 검찰은 민주당에 대해선 '전당대회 돈봉투 수수 의혹' 수사도 진행 중입니다. 의혹을 받는 의원 7명 가운데 6명이 이번 총선에 당선됐습니다. 검찰은 소환에 불응하는 의원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면서 민주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오승주 선임기자 seoultubb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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