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주식, 오너 리스크 아니어도 "비싸"
올해 연간 순익 25%↑…내년 6% 성장 그칠 전망
카뱅 PER 29배…증권가, 고평가 지적
2024-07-15 15:02:57 2024-07-16 08:04:56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카카오뱅크(323410) 주식이 김범수 창업자(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의 오너 리스크와 무관하게 주가 자체가 비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타 은행주 대비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고평가된 데다 성장 모멘텀이 둔화했기 때문입니다. 증권가에선 목표주가를 기존 3만원대에서 2만원대로 낮추며 눈높이를 내려 잡고 있습니다. 
 
폭락에도 여전히 고평가된 카카오뱅크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들어서만 23% 넘게 하락했습니다. 지난해 저점보다는 높은 2만원대이지만 주가는 여전히 지지부진합니다. 현재 시가총액은 10조5000억원 수준입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1년 상장 당시 장외시장에서 기업가치 40조원을 넘어서며 거품 논란이 있었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 인터넷은행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에 승승장구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상장 후 고점 대비 77% 가까이 하락해 현재 4분의 1토막이 났습니다. 
 
상장 이후 폭락했음에도 여전히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은행주들의 PER을 보면 4~8배 수준인 데 반해 카카오뱅크는 무려 28.5배가 넘습니다. PBR도 1.7배로 압도적입니다. 
 
특히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3만원대에서 2만원대로 하향 조정하며 현재 주가가 고평가됐음을 암시했습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경쟁력이나 대출금리 경쟁력 하락 등 자체적인 요인보다는 가계대출 증가 관리 정책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플랫폼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성장률 회복이 다시 확인되기 전까지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고 했습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투자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대출자산 성장성 둔화 우려, 주식시장에서 플랫폼 기업에 대한 선호도 약화와 전통 은행주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정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목표주가를 기존 3만2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주주환원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중간배당 등을 시행하는 다른 금융지주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하단 평가도 나옵니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에 카카오뱅크가 대출성장률을 20%에서 10%로 낮췄다"면서 "주로 인뱅(인터넷은행)이 일반 은행보다 더 높은 성장과 수익성을 기대하지만 현재는 대출 증가 둔화로 인해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시중은행보다 뒤떨어지는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주가 회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대주주 리스크도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은 에스엠 시세조종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만약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게 된다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은행주 PER 및 실적전망.(사진=뉴스토마토)
 
내년 실적 둔화 전망
 
지난해 순이익(별도 기준)이 전년 대비 34.9% 증가한 3549억원을 기록하며 출범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성장세에 한계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팽배합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간 실적추정치는 순이익 444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5% 이상 성장할 전망입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이 같은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2025년도 순이익추정치는 4723억원으로 6% 증가하는데 그친다는 전망입니다. 
 
다른 은행주들과 비교해 보면 카카오뱅크가 올해 대비 내년 이익 성장이 상대적으로 부진합니다. 4대 금융주들의 경우 내년도 순이익이 10~13% 성장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DGB금융지주(139130)는 42%나 늘어날 전망입니다.
 
카카오뱅크 실적이 올해 하반기부터 위축될 수 있다는 시장 전망이 팽배합니다. 올해 대출성장률 목표를 기존 20%에서 약 10% 수준으로 낮추기로 하면서부터입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를 기점으로 대출 성장 모멘텀을 상실했다"면서 "향후 약화된 이자이익 기반을 운용손익과 수수료·플랫폼 수익으로 만회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했습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카카오뱅크의 경우 하향 조정된 대출증가율 목표치를 고려 시, 당분간 이자이익 성장률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2분기 1081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9% 증가한 수준입니다.
 
반면 카카오뱅크를 전통적인 은행주가 아닌 '플랫폼' 성격이 강한 인터넷은행으로 평가하는 만큼 현재 주가는 바닥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 멀티플(Multiple)은 상장 이래 가장 낮은 수준에 근접했기 때문에 불확실성은 상당 수준 반영됐다"면서 "타행 대비 차별적인 우위에 있는 수신 경쟁력 지속되는 가운데 시중은행과는 다르게 1분기 순이자마진(NIM)을 저점으로 연내 상승이 예상되는 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에서는 자유로운 점 등을 감안했을 때 현재 주가는 충분히 긍정적인 접근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습니다. 
 
(사진=카카오뱅크)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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