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9억원을 넘는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전체의 54%로 절반을 상회했습니다. 이 중 15억원을 넘어서는 '초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도 2006년 이후 처음으로 20%를 넘겼습니다. 때문에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 상승세를 이런 고가 아파트들이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서울 내 우수 입지 지역 내 고가 아파트의 경우 '똘똘한 한채' 인기를 바탕으로 거래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30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가 국토교통부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과 거래비중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지역 15억 초과 아파트 매매 거래 비중이 20.45%를 기록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반기별 서울 15억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이 20%를 돌파한 것은 국토부가 2006년 실거래 집계를 공개한 이후 처음입니다. 15억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은 2022년 하반기 13.6%를 기록한 이후 3분기 연속 상승세입니다.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비중도 증가추세입니다. 해당 가격대는 2021년 하반기 30.25%를 찍은 후 1년 동안 하락하다가 지난해 상반기 28.03%로 급증한 뒤 올 상반기 33.57%를 기록했습니다. 올 상반기에만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은 54.02%로 절반이 넘습니다.
'똘똘한 한채' 선호…강남3구·마용성 고가 아파트 거래 증가
이처럼 서울에서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 가격대 거래 비중이 늘어난 것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와 연내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종합부동산세 인하 기대로 인해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는 해당 가격대 아파트가 몰려있는 강남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에서 더 쉽게 관측됩니다.
서울 마포구 일대 한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토마토)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아파트와 비아파트, 수도권과 비수도권뿐만 아니라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로 차이가 극심해지고 있다"며 "서울 내 MZ세대가 선호하는 지역 위주로 자산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물가상승과 PF대출 냉각, 공사비 인상 요인 등으로 서울 아파트 신규 분양공급량이 저조했다"며 "고급 유효수요가 밀집한 지역의 주거 선호나 공급 희소성이 부각되고 서울 내 가격 흐름을 주도하는 양상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서울 내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함영진 랩장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시장 회복기 차익 기대 등이 복합 작용하며 서울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 증가세가 뚜렷하다"며 "여기에 서울에 준공 30년을 초과한 아파트 재고비중이 26%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런 아파트에 대한 정비사업 기대감 등을 반영해 가격 회복 탄력성이 더 높은 지역으로 수요 쏠림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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