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화물사업 부문을 인수 대상자로 에어인천을 선정하고 매각 기본합의서를 체결한 것을 두고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노조 측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에어인천이 부적합하다는 자료를 보내 EC의 승인 거절을 촉구할 방침입니다.
7일 대한항공은 에어인천과 사업 매각 기본합의서를 체결했습니다. 화물매각거래의 구조, 일정, 조건 및 기타 본건 화물매각거래 관련 필요한 사항 등을 규정하기 위해서입니다. 화물매각 거래는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인천 사이에서 교부금 물적분할합병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화물매각거래의 거래대금은 4700억원입니다.
지난해 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습니다. 조건 중 하나가 대한항공의 화물운송 독점을 우려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다른 항공사에 매각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한항공은 지난 6월 화물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노조는 이에 반발해 EC에 에어인천 인수의 부적절함을 강조하는 서한을 보낼 예정입니다. 7일 노조 관계자는 "EC에 물어보니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사실조차 공식적으로 보고받은 바가 없어 알지 못하고 있더라"며 "EC는 화물사업 매각 대상자가 영속성이 있는지, 재무적 문제없이 대한항공과 경쟁체제를 갖출 수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한항공이 에어인천 매각 관련 합의서를 작성했기에 인수 대상 회사의 문제점에 대한 자료를 작성해 EC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1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반대 기자회견에서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조 측은 에어인천을 비롯한 인수 대상자들의 대한 자료를 즉각 준비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현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11대의 평균 잔여 수명은 3~4년 수준이기에 경쟁력 유지와 영속성을 위해 노후 항공기 교체가 필수적인데 에어인천과 그 컨소시엄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감당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할 계획입니다.
그럼에도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이 이뤄질 경우 노조는 새로운 방법을 강구할 방침입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국민청원을 활성화시키거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후의 수단으로는 아시아나 항공기 조종사들의 사직서 제출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현재 노조 측은 170명의 아시아나 화물 조종사의 사직서를 확보한 상황입니다. 지난 5일에도 화물기 조종사들이 노조 사무실을 찾아와 에어인천 인수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의 의견을 표해달라"고 당부하고 갔다고 노조 측은 전했습니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3일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EC와 만나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반대한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EC 측은 "평가를 통해 대한항공이 선택한 인수자가 대한항공과 경쟁이 가능하고, 사업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재원, 검증된 전문성, 인센티브를 가질 수 있을지 검토할 예정"이라며 "대한항공이 공식적으로 에어인천을 인수자로 제출할 경우 EC는 재무를 평가하고 에어인천의 재무 성과와 관련하여 노조가 제기한 문제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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