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쿠팡이 올해 2분기 10조원 이상의 매출에도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할 1600억원대의 과징금을 선반영하면서 수익을 남기지 못하고 8분기 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쿠팡Inc가 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2분기 매출 10조357억원(73억2300만 달러·분기 평균환율 1370.44원)을 시현하며 분기 매출 첫 10조원대를 돌파했습니다. 지난해 2분기 매출 7조6749억원(58억3788만 달러) 대비 30% 증가했습니다.
다만 342억원(250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지난 2022년 3분기 첫 영업 흑자(1037억원)를 달성한 이후 올 1분기까지 내리 영업이익을 냈지만 8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지난해 2분기에는 1940억원(1억4764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거뒀습니다.
또한 지난해 2분기 19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나 올해 2분기에는 1438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전환했습니다.
쿠팡의 적자 전환은 공정위 과징금 추정치인 약 1630억원(1억2100만 달러)을 판매관리비 부문에 반영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의 영업손실 약 425억원(3100만 달러)도 포함돼 있습니다. 쿠팡은 "만약 파페치와 공정위 과징금 추정액을 제외했다면 이번 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1699억원(1억2400만 달러)"이라고 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공정위는 앞서 쿠팡이 직매입 상품과 자체 브랜드(PB) 상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임직원을 동원해 제품 후기를 올리는 방식으로 특혜를 제공했다며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했습니다. 이는 2019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의 위법 행위에 해당하는 과징금입니다. 공정위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발생한 위법 행위에 대한 과징금 200억원을 추가 부과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쿠팡은 유통업계 최고 수준인 1600억원의 과징금 폭탄을 맞게 됐습니다.
쿠팡은 유료 회원제 '와우 멤버십' 요금을 대폭 올리면서 수익성 개선에 나선 상황입니다. 이날부터 와우 멤버십 월회비를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인상했습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 겸 창업자는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쿠팡의 멤버십 요금 인상과 관련해 회원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의장은 "어린 자녀를 둔 부모 소비자는 한 달에 23차례의 무료배송을 받고 있다. 2번가량의 배송 비용인 월회비로 10배 이상 금액을 절약하는 셈"이라며 "회원은 무료 반품과 단독 할인, 무료 동영상 스트리밍까지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의장은 쿠팡의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의 성장세를 언급했는데요. 그는 "프로덕트 커머스의 활성고객 수는 2170만명으로 전년(1940만명) 대비 12% 늘어났다"며 "가장 오래된 고객 집단(코호트)을 포함한 고객들이 계속해서 소비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래 성장 기회가 무궁무진하며 아직도 개발되지 않은 부분이 상당하다"면서 "전체 5600억 달러 규모의 고도로 세분화된 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의 점유율은 매우 작고 여정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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