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폭염으로 농축수산물 작황이 악화하며 식품 가격이 오르는 이른바 '히트플레이션'(Heat+Inflation)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외식물가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추세인데요. 향후 추석 명절에 따른 물가 불안 요소가 남아 있어, 서민들의 고통은 더중 가중될 전망입니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배추 포기당 평균 소매 가격은 5515원으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한 달 전(4236원) 대비 30.19% 오른 것입니다. 또 전년(5146원), 평년(5018원)과 비교해도 각각 7.2%, 9.9% 상승한 수치인데요.
무더위로 인한 재배 환경이 불균형해지고, 병충해가 확산한 것이 결정타로 작용했습니다. 특히 여름배추의 재배 면적은 4941㏊로 전년보다 6.2% 줄었습니다.
(사진=롯데마트)
배추 뿐만 아니라 무 1개당 평균 소매 가격도 3030원으로 전월(2332원) 대비 29.9% 올랐습니다. 또 이는 전년(2614원) 대비 15.9%, 평년(2208원)보다는 37.23% 치솟은 가격입니다.
사과·배 등 과일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13(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올랐습니다. 특히 과일 가격 강세 지속으로 배 가격은 154.6% 오르며 통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제작=뉴스토마토)
또 식품 원료로 많이 쓰이는 설탕과 소금 가격은 12개월째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설탕과 소금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44.56, 174.73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6%, 14.8%가 올랐습니다.
이처럼 김장 물가가 비상에 걸리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8일 오전 강원 강릉시 왕산면 일원(안반데기)의 고랭지 배추 밭을 찾아 작황 현장 점검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송 장관은 "배추 가격 안정을 위해 비축 물량을 다양한 방법으로 적시에 적량을 과감하게 공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또 정부는 고랭지 배추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는 선충 피해 현황 및 방제 상황을 농촌진흥청에서 각 기관에 공유하고 확산 방지를 위해 기관 간 긴밀한 협력 추진에도 나설 방침입니다.
밥상물가 뿐만 아니라 외식물가도 오름세를 기록하면서 서민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최근 맥도날드와 KFC에 이어 롯데리아도 햄버거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롯데리아는 8일부터 버거류 가격을 평균 2.2% 올렸고 디저트류 등 68개 품목의 가격도 평균 3.3% 높였습니다.
세부적으로 대표 메뉴인 '리아 불고기(불고기버거)'와 '리아 새우(새우버거)'는 단품 기준 100원, 세트 기준 200원 올랐습니다. 리아 불고기·새우 단품 가격은 4700원에서 4800원으로, 세트 메뉴 가격은 6900원에서 7100원으로 인상됐습니다. 롯데리아가 제품 가격을 올린 것은 1년 반 만으로 지난 2021년 12월 제품 판매가격을 평균 4.1% 올렸으며 지난해 2월에는 평균 5.1% 인상한 바 있습니다.
앞서 맥도날드도 지난 5월 일부 제품의 가격은 평균 2.8% 인상했으며, KFC는 지난 6월 징거버거와 프렌치프라이, 콜라로 구성된 징거세트 가격을 100원 올린 바 있습니다.
커피 가격도 줄줄이 인상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이달 2일부터 일부 대용량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톨 사이즈(355㎖)는 가격이 동결됐지만 그란데(473㎖)와 벤티(591㎖)는 각각 300원과 600원씩 올랐습니다. 또 한정 4종에만 출시된 트렌타 사이즈(887㎖)는 400원 올랐습니다. 스타벅스의 가격 인상은 지난 2022년 1월 이후 2년6개월 만입니다. 원두 상품군인 홀빈과 비아(VIA)도 인상됐는데, 에스프레소 샷, 시럽, 휘핑 등 음료 옵션 역시 현재 600원에서 800원으로 가격이 오른 상황입니다.
젤리 종류 가격도 올랐는데요. 농심은 이달 1일 부터 멘토스와 츄파춥스 가격을 5~12% 상향 조정했습니다. 가격 인상 제품은 멘토스 싱글롤 5종과 츄파춥스 젤리 3종으로 농심 측은 수입 원가 및 환율 상승으로 원가 구조가 악화되면서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추석에도 가격 폭등할 수 있는 그런 식품군의 여러가지 제품들이 있는데, 결국은 어느정도 인플레이션을 감내할 수 밖에 없는 경제상황"이라며 "아무래도 선진국이나 다른 나라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인플레이션이 어느정도 안정적인데 지금 일본을 포함해 인플레이션이 상존하다 보니까 소비자 및 자영업자들의 이른바 '미저리인덱스'(Misery Index)라고 할 수 있는 고통지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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