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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9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주주환원 강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 이에 따른 주가부양을 위해 정부가 힘을 싣고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프로그램 참여가 시작됐지만, 대다수 기업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22년 말부터 급격히 업황이 악화된 건설업계는 셈법이 복잡하다. 그럼에도 탄탄한 영업실적과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펼치는 기업이 있다. <IB토마토>는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가능성이 높은 건설사들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과 현주소를 짚어보려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삼성물산(028260)은 현시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가 가장 유력한 건설사로 꼽힌다. 건설뿐만 아니라 바이오, 상사, 패션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데다 건설부문 역시 침체된 업황에 비해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사옥.(사진=뉴시스)
7676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 완료…“내년에 더 많이”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올 들어 현재까지 기취득 자사주 591만8674주를 소각했다. 삼성물산이 발행한 보통주 1억8559만1670주의 3.18%에 해당한다. 소각 규모는 7676억원에 달했다.
이는 국내 기업 가운데 SK이노베이션(7936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며, 대표적 주주 친화 기업으로 평가받는 메리츠금융지주(6400억원)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2월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발행 주식의 13.2%에 달하는 보유 자사주(약 3조원 규모)를 5년간 전량 분할 소각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8월 현재까지 7676억원 어치를 소각했고, 오는 2025년과 2026년에도 각각 780만7563주의 잔여 자사주를 태울 계획이다.
또한 주당 배당금을 최소 2000원으로 설정하고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를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실제 삼성물산은 올해 초 보통주 1주당 2550원, 우선주 1주당 2600원의 현금배당도 결정했다. 배당액 규모는 4173억원으로 지난해 3764억원보다 10.9% 더 많다.
이 같은 적극적인 주주 환원 움직임에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들은 삼성물산의 추가 배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실제 8일 기준 삼성물산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3배로 여전히 시장에선 ‘저평가’ 수준의 주가로 거래되고 있다.
이에 시티오브런던인베스트메니지먼트(CLIM)과 안다자산운용,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스 등은 주주총회를 앞둔 지난 2월 삼성물산에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저평가 해소 방안으로 배당 확대를 제안한 것이다. 이들 펀드는 삼성물산 이사회가 의결한 보통주 1주당 2550원, 우선주 2600원의 배당 규모를 각각 4500원, 4550원으로 인상할 것을 제안했다. 추가로 5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도 제시했다. 다만 3월 주주총회선 관련 안건이 부결됐다.
이상헌 iM증권(옛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에 대해 행동주의 펀드 여러 곳이 한 기업을 공격하는 ‘울프팩’ 전략이 향후 본격화할 수 있다”면서 “다만 이 같은 현상이 결국 기업의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정책 확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적극적 주주환원 뒤엔 탄탄한 실적·재무
삼성물산은 여전히 어려운 사업 환경 속에서도 건설부문을 중심으로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회사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1조48억원, 영업이익 900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매출 10조5861억원, 영업이익 7723억원) 대비 각각 4.0%, 16.6% 성장했다.
이중 건설부문은 4조91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44.6%를 차지했다. 건설부문 매출 역시 지난해 2분기(4조7510억원)와 비교해 3.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년 전에 비해 7.2% 감소한 2830억원을 기록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삼성물산의 PBR가 0.6배 수준으로 여전히 저평가받고 있지만, 경쟁 건설사들의 PBR가 0.3~0.4배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매우 높은 편”이라면서 “바이오와 상사, 패션, 리조트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로 최근 건설업계의 저조한 수익성을 보완해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수한 재무건전성과 풍부한 배당 재원 역시 삼성물산이 계획하고 있는 주주 환원 정책 실현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올해 3월 연결 기준 삼성물산의 부채비율은 65.6%, 순차입금의존도는 0.1%로 사실상 무차입 구조다. 또한 같은 시기 배당 등의 재원인 이익잉여금도 12조9723억원에 달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향후 3년간 연결 기준 7~8조원 규모 사업 투자도 단행할 것”이라며 “차세대 건설 기술과 엔지니어링 역량을 확보하는 등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태양광, 수소, 소형모듈원전(SMR)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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