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대통령 관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만찬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뉴시스 사진)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부부 동반 만찬을 했습니다. 두 사람이 공식적으로 만찬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당정이 하나가 돼 똘똘 뭉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정혜진 대통령실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약 3시간 동안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이 전 대통령 부부와 만찬을 했습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부부도 함께 자리했습니다. 정 비서실장은 이명박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윤 대통령 부부는 관저에서 이 전 대통령 부부를 직접 영접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인사를 나누며 "잘 계셨어요"라고 하자 이 전 대통령은 "반가워요, 고생이 얼마나 많아요"라며 손을 맞잡았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악수를 했고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에게 다가가 인사했습니다.
이번 만찬에선 최근 정치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국회의 극단적 여야 구도 속에 국민의힘은 야당이나 마찬가지"라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당정이 하나가 돼 똘똘 뭉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난관을 헤쳐 나가는 길은 대동단결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원전 수출·생태계 조성과 관련한 이야기도 오갔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관계가 지난 정부 때 위기에 놓였던 상황을 우려감으로 지켜봤고, 윤석열정부가 그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 역시 지켜봤다"며 "이번 24조원 체코 원전 수주는 엄청난 쾌거"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께서 UAE 바라카 원전 건설을 수주한 것이 토대가 돼 이번 체코 원전 건설 사업에 우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고 화답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미국·일본·중국과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이야기를 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소상하게 말씀하신 부분이 큰 도움이 된다"며 "다음에 다시 날을 잡아 상세하게 듣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만찬 메뉴로는 이 전 대통령이 선호하는 한우갈비구이, 갓 지은 솥밥, 소고기된장찌개가 올랐습니다. 반찬으로는 굴비구이, 잡채, 해물전, 호박전이, 전채로는 대하, 전복 잣즙냉채, 단호박죽이, 디저트로는 과일이 준비됐습니다.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지난해 윤석열정부의 신년 특별사면을 받은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윤 대통령의 부친 고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빈소에서 윤 대통령과 만났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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