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승주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6일 열립니다.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에 대해 청탁금지법만 적용해 무혐의로 결론 냈지만,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달 23일 직권으로 수심위에 사건을 회부했습니다. 수심위가 수사팀의 결론을 뒤집고, 김 여사의 혐의를 인정해 기소를 권고할지, 검찰 결론대로 무혐의로 판단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수심위 '결정의 시간'이 온 겁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8월2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심위는 이날 오후 2시 열릴 예정입니다.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에 더해 검찰이 적용하지 않았던 변호사법 위반, 알선수재, 직권남용, 뇌물수수, 증거인멸 등 6가지 혐의에 대한 심의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수심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의 시선, 검찰 내부의 갈등이 있을 경우 민간 전문위원에게 수사 절차와 결과에 대해 점검을 받는 절차입니다. 위원회는 150명 이상 300명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10~15명이 무작위로 선발돼 회부된 사건을 심의를 하게 됩니다.
위원들은 심의를 거쳐 기소 여부에 대한 권고를 하게 됩니다. 앞서 중앙지검 수사팀은 김 여사에 대해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에 대해서는 처벌 조항이 없고,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수심위가 검찰의 결론을 뒤집고, 김 여사에 대해 기소 의견을 권고할지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물론 수심위가 기소 의견을 권고하더라도 검찰이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수심위는 2018년 설치된 이후 그동안 15차례 열렸습니다. 이 가운데 수심위 의견이 검찰과 의견이 다른 경우는 8건에 달합니다.
지난 1월 검찰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했지만, 수심위는 기소 의견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검찰은 수심위 권고를 따라 김 전 청장을 기소했습니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3일 김 전 청장에 대해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금고 5년을 구형했습니다.
수심위가 검찰의 무혐의 또는 불기소 결론에 대해 기소 권고를 한 것은 총 4건입니다. 검찰은 이를 모두 수용했습니다.
최재영 목사가 9월 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수사심의의원회에 제출할 의견서 공개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제 제기 최재영 목사 "출석요청 없어"
수심위에는 김 여사 측 변호인이 출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정작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선물하고 뇌물 수수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최재영 목사는 수심위에 출석 요청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에 최 목사는 이날 대검찰청 앞에서 “명품백을 청탁 목적으로 건넨 것이 맞다”고 재차 주장했습니다. 김 여사에게 부탁한 목적은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이 있는 청탁이 맞다는 겁니다.
최 목사는 “2022년 6~9월경 김 여사에게 4차례에 걸쳐 명품백과 명품 화장품, 향수, 양주 등을 전달했다”며 “그 전후로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국립묘지 안장과 통일TV 송출 재개 등을 부탁했다”고 했습니다.
최 목사는 그러면서 수심위에서 청탁금지법 위반과 직무관련성 부분이 제대로 검토돼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공직자 배우자가 청탁을 거절했든, 청탁 사실을 몰랐든 지 등 요소는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대통령은 모든 행정 업무를 총괄하고 국정 전반에 대해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특별한 예외사유가 없는 한 직무관련성은 인정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목사는 6일 열리는 수심위를 '반쪽짜리'로 규정하고, 자신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심위로 열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최 목사는 "이번 수심위는 김 여사 변호인과 검찰 수사팀만 출두해 위원들에게 일방적으로 죄가 없다는 무혐의를 설명하는 방식이기에 반쪽짜리"라며 "신청인인 제가 의견을 밝히고 진술할 기회가 부여될 수 있는 수심위를 열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오승주 선임기자 seoultubb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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