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무료 배달로 촉발된 국내 배달 플랫폼 3사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이 유료 구독 멤버십에 본격 뛰어들면서 무료 배달은 ‘구독 경쟁’으로 불붙는 모양새인데요. 다만, 배달플랫폼 3사가 각자 안고 있는 리스크는 경쟁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향후 판도에 관심이 쏠립니다.
배달 오토바이 (사진=뉴시스)
19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 11일 구독 프로그램 ‘배민클럽’을 정식 오픈했습니다. 배민클럽엔 무료 배달 서비스를 필두로 다양한 혜택이 담겼는데요. 아직 출시 초기지만 일단은 흥행에 성공한 모습입니다. 배민 관계자는 “사전 가입 기간 포함 무료 혜택 등으로 인해 가입자 수가 가파르게 늘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배민 측은 배민클럽 구독 가입자 수를 공개하지는 않고 있는데요. 모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DH)는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배민클럽 400만~500만명 유치를 목표로 내걸었습니다.
다만, 수수료 인상에 따른 업주들의 반발이 변수입니다. 배민은 지난달 주문 중개 수수료를 6.8%에서 9.8%로 인상해 업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데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배민의 수수료 인상을 독과점사업자의 불공정 거래 행위로 규정하고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신고를 예고한 상태입니다. 협회는 당초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에 배민을 신고하기로 했는데요. 배민 측과의 요금제 개선 등에 대한 만남이 성사되면서 이를 일단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관련 배민 측은 “꾸준히 외식업계와 소통해 왔고, 이날 면담도 같은 취지의 소통 자리”라며 “특정 사안을 논의하는 자리는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배달 플랫폼 3사 (사진=뉴시스)
1400만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 배달을 시작하며 무서운 속도로 배민을 추격하고 있는 쿠팡이츠는 공정위의 칼끝을 또 마주한 상태입니다. 쿠팡이츠는 지난 3월 무료 배달을 시작한 이래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데요.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 3월 625만명에서 지난달 810만명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하지만 쿠팡이 일방적으로 와우 멤버십 가격을 인상하고 별개 서비스인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 서비스를 끼워 팔았다는 시민단체의 신고에 대해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 점은 향후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도 있습니다.
3위 업체인 요기요는 고객 이탈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해결하는 게 가장 큰 숙제입니다. 배민과 쿠팡이츠에 점유율을 계속 빼앗긴 요기요는 MAU 내림세 속 지난해 65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는데요. 결국 최근 희망퇴직 카드까지 꺼내 들며 경영 효율화에 사활을 거는 모습입니다. 또한 요기요는 네이버, 토스, 신한카드 등과 제휴를 맺고 요기패스X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외연 확장 전략을 통한 이용자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배달앱이 새로운 생활 서비스 시장으로 정착했지만 각종 리스크와 한정된 파이 속 구독 경제가 피할 수 없는 생존 모델로 등장했다고 진단하고 있는데요. 결국 판도를 가를 것은 ‘차별화’라고 짚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 배민이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하며 일방적으로 주도한 시장은 이제 끝났고, 삼국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라며 “3사가 향후 어떻게 서비스 차별화를 만들면서 구독 모델을 잘 가꿔 나가느냐가 앞으로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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