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국, '위믹스' 첫 재판서 혐의 부인
위믹스 유통량 조작 혐의
'유동화 중단' 허위 발표
회사 주가 방어 등 이익
위믹스 '금융투자상품' 여부 쟁점
검찰 "위믹스·주식 상관관계 깊어"
2024-09-24 13:04:23 2024-09-24 13:04:23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가상자산 '위믹스' 유통량 조작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가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김상연 부장판사)는 24일 장 전 대표와 위메이드(112040) 법인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습니다.
 
이날 검찰은 장 전 대표 공소사실에 대해 "위믹스 대량 유동화(현금화)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위믹스 가격 및 위메이드 주가 하락이 이어지자, 2022년 1월28일 위메이드 공식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위믹스 유동화 중단을 공지할 것을 지시했다"며 "위메이드는 같은 날 17시57분 경 공식 텔레그램을 통해 '위믹스 유동화 잠정 안내'라는 제목으로 '위믹스팀은 현재 유동화를 잠정적으로 중지한 상태입니다. 시장이 좀 더 안정될 때까지 유동화를 재개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향후 유동화를 다시 진행하게 되면 사전에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겠다'는 내용을 공지했고, 이 같은 위믹스 유동화 중단 선언은 다수 언론을 통해 대중에 전달됐다"고 말했습니다.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부회장)가 24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첫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이어 "2022년 2월9일 2021년 4분기·연간 실적 발표회에 참가한 기자들에게 '현재 위믹스 유동화를 중단한 상태고, 시장이 안정되면 유동화하겠다'고 한 적이 있다"며 "2월7일 임원들에게 '기존에는 유동화를 독립적으로 한다'며 '그중에서 투자를 집행했다면 이제부터는 투자 대상과 필요 금액이 먼저고 그에 필요한 만큼 유동화를 진행해야 할 듯싶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유동화 중단 선언과 달리 위믹스 유동화를 계속 할 생각이었다"고 했습니다.
 
검찰은 장 전 대표가 2022년 10월까지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유동화를 진행한 것으로 조사했습니다. 유동화를 계속 한다고 발표하면 위믹스 가격과 위메이드 주가가 계속 하락하므로, 이를 막을 목적으로 거짓말 했다는 겁니다.
 
이 밖에 검찰은 장 전 대표가 위믹스를 이용한 펀드 투자를 한 다음, 테더(USDT) 등 스테이블코인으로 회수하거나, 투자 대상 업체에 투자금으로 위믹스를 지급하고 상대 업체가 이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꿔 쓰게 하거나, 스테이블코인 대출 시 위믹스를 담보로 준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장 전 대표가 투자자 몰래 유동화한 위믹스는 8677만개로, 이는 약 3000억원에 달한다는 게 검찰 측 주장입니다.
 
장 전 대표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장 전 대표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은 전제되는 사실관계도 실질적인 사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법리적으로도 자본시장법 위반죄가 성립할 수 없다"며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위믹스 시세에 영향을 줬다는 전제 자체도 잘못됐지만, 위메이드 주가 조작은 인정될 수 없다"며 "사기적 부정거래나 시세 조정 행위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재판부는 위믹스가 현행법상 '금융투자상품'에 해당되는지를 쟁점으로 짚었습니다. 자본시장법 178조는 금융투자상품 매매나 시세 변동을 위해 풍문의 유포나 위계 등을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이에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178조 위반 행위가 되려면 위믹스가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인지에 대해서 이견이 있을 수 있는데 그것도 문제로 보고 기소한 것이냐"고 검찰에 물었습니다.
 
검찰은 "그렇지 않다"며 "어디까지나 위메이드 주가 하락 방지 목적이었다고 본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공소장에는)기자회견대로 위믹스 유동화를 중단했으면 위믹스 가격이 하락하지 않았을 텐데 가격이 하락해 위믹스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었다고 돼 있다"며 "마치 178조의 금융투자상품이 위믹스라고 오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서 위믹스와 위메이드 주가의 상관관계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했습니다.
 
검찰은 "미르4 글로벌이 성공한 이후에는 전체 상관관계가 90%에 이를 정도로 같이 움직이고 있다"며 "어느 하나가 하락할 때 같이 하락하고, 같이 상승하는 연동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위믹스 가치 하락과 상승 자체가 위메이드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습니다.
 
장 전 대표 측은 위믹스 유동화 관련 공지가 위메이드 투자자 기망인지에 대한 의견을 추후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장 전 대표 등에 대한 다음 공판은 11월12일에 열립니다.
 
장 전 대표 등은 2022년 1~2월 위믹스코인 '유동화 중단'을 허위 발표하고, 이에 속은 불특정 다수가 위믹스를 매입케 해 위메이드 주가 차익과 위믹스 시세 방지 등 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은 장 전 대표가 2022년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3000억원에 달하는 위믹스를 추가 현금화한 것으로 조사했습니다. 앞서 위믹스 투자자들은 지난해 5월 허위 유통량 공시 의혹을 제기하며 장 전 대표를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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