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유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상반기 매출의 4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신약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실적은 악화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53억3048만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25.7%, 52.5% 감소했습니다. 2분기에는 16억4538만원의 순손실을 내며 수익 반토막에 기여했는데요. 유바이오로직스는 올해뿐만 아니라 줄곧 영업 적자와 순손실을 냈습니다. 지난해는 4년 만에 영업 적자에서 벗어나 76억9911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깜짝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5년간 순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유바이오로직스는 많게는 매출액의 60% 이상의 금액을 신약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프리미엄 백신을 비롯해 블록버스터급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죠.
개발 중인 백신 중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지난 13일 임상2/3상 아프리카 시험계획을 승인받은 5가 수막 구균 접합 백신 유엔엠씨브이-파이브(EuNmCV-5) 멀티주입니다. 임상 2상에서 12개월 이상 29세 이하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내약성을, 임상 3상에서는 9개월 이상 29세 이하를 대상으로 멀티주의 면역원성과 안전성, 내약성, 동등성 등을 평가할 계획입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10년째 MSD 독주체제가 이어지고 있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시장 구도를 깨기 위한 개발전에도 도전장을 냈습니다. 가다실9 주요 특허가 2028년에 만료되기 때문에 개발사들은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백신 개발을 완료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죠. 지난해 정부에서 HPV 백신 개발 지원금 19억원을 받아 개발 중인 유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자궁경부암 백신 EuHPV의 후보물질을 선정하고 비임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차세대 프리미엄 백신 개발도 본격화됐는데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백신(EuRSV)과 대상포진 백신(EuHZV)은 각각 지난 5월과 7월에 국내 임상 1상에 돌입했습니다. 후보물질 선정을 마친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비임상을 거쳐 내년 임상 1상 돌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바이오노트 '최대주주' 등극…관건은 '시너지'
유바이오로직스는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구책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한 것도 눈에 띕니다. 최대 주주인 바이오노트는 꾸준히 유바이오로직스 지분을 늘리며 지배력 확대하고 있는데요. 바이오노트는 6월 말 기준 유바이오로직스 지분 18.78%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바이오노트는 동물용 진단 시약 개발 전문기업에서 인체 체외 진단 시약에 사용하는 항원, 항체 등 원료를 개발하는 바이오사업으로 확장을 모색하고 있는데요. 경구용 콜레라 백신인 유비콜 시리즈와 코로나 백신인 유코백19 개발에 성공했고, 다양한 바이오 의약품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유바이오로직스의 지분 인수로 양사 모두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관건입니다.
바이오노트는 백신 개발 역량 강화를 도모하고 유바이오로직는 신약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연구개발 비용 부담을 줄여 성과를 앞당기는 것이 최대 화두인데요. 업계에서는 바이오노트 최대 주주인 조영식 의장과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간의 개인적 친분 등을 고려했을 때 경영권 분쟁보다는 당분간 협업 관계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지난 13일부터 해외 임상 2/3상 투여가 시작된 유바이오로직스의 수막구균 5가 백신 'EuNmCV-5'(사진=유바이오로직스 홈페이지)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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