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불혹'을 눈 앞에 둔 서울 양천구 목동 구축 아파트 단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최근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단지에서 신고가 경신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본격적인 재건축 추진과 더불어 뛰어난 교육환경 등에 힘입어 30~40대 젊은 부부들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목동 일대가 여전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고 각 단지마다 재건축 추진 과정이 상이한 만큼 향후 전망 등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불혹' 앞둔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신고가 경신 잇따라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동신시가지 6단지 전용면적 47㎡(20평)가 이번 달 15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1년 전 같은 전용면적 거래금액인 13억원보다 2억원이 오른 겁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목동의 K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6단지가 정부의 재건축 확정 고시 등 사업이 가장 빠르게 추진되다 보니 연초부터 가격이 오르는 편"이라며 "이에 맞춰 다른 단지들도 어느 정도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6단지 외에도 목동신사가지 5단지 전용면적 65㎡는 이번 달 19억원에 거래되며 역시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역시 1년 전과 비교해 2억원 가량이 올랐습니다. 또 목동신시가지 10단지 전용면적 105㎡는 이달 초 20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찍었는데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억원 가량 상승했습니다.
목동신시가지 단지는 1985년에서 1988년 사이에 완공돼 곧 40년 차를 맞이하는 노후 단지들입니다. 서울시는 건물 노후화와 주차난 등을 겪는 현지 사정을 고려해 2016년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착수를 시작으로 재건축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요. 지난 정부에서 안전진단 규제를 강화하면서 안전진단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시다 올해 초 11단지까지 14개 단지가 모두 안전진단을 통과하며 본격적인 재건축 물꼬를 텄습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토마토)
연초 시장 침체 때는 잠잠…8·8 대책 기점으로 상승 분위기
다만 본격적인 재건축 사업 착수에도 연초 목동 부동산 시장 분위기에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장기화하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공사비 상승, 추가 분담금 부담, 젊은 층의 재건축 아파트 기피 현상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상황은 지난달 정부가 주택공급확대 방안을 담은 ‘8·8 대책’을 발표하면서 변모했습니다. 특히 재건축과 재개발 단지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적용하는데다 목동 일대 우수한 교육환경에 대한 30~40대 젊은 부부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겁니다.
목동 H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목동에서 나고 자란 '목동키즈'들이 결혼 후 자녀 교육을 목적으로 다시 목동으로 돌아오려는 움직임도 많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토마토)
"갭투자 안돼"…토허제 지정은 여전히 변수
이처럼 목동 구축 아파트 단지 매매가 상승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질 지는 미지수입니다. 목동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사실상 실거주만 허용되는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는 지난 4월 17일 목동을 비롯해 서울의 압구정, 여의도, 성수동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습니다. 개발 기대감이 높은 지역에서 구역 지정이 해제될 경우 투기수요 유입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현재 목동 신고가 가격에 추가 분담금 등을 고려하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여기에 10년 가까이 내다봐야 하는 재건축 사업기간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대출규제 강화 등 변수도 적지 않기에 각 단지별 재건축 상황 등을 꼼꼼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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