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서울시가 올해 말까지 완료키로 한 택시회사 전액관리제 전수조사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택시월급제 전면 시행을 요구하며 분신한 고 방영환씨가 숨진 지 1년이 지났지만, 현장조사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겁니다. 택시노동자들은 현장에서 월급제 시행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조속한 전수조사와 불법행위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7일 공공운수노조가 윤종오 진보당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결과, 서울시는 지난달 기준 서울 전체 254개 법인택시회사 중 104개사(40.9%)에 대해 전액관리제 현장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당초 오는 11월까지 전수조사를 완료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아직 절반도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추가 자료조사에 따른 소요시간 증가 등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조사기간을 연장한다는 계획입니다.
서울시가 전액관리제와 관련해 법인택시회사를 전수조사하는 건 지난 2021년 서울지역에서 택시월급제가 시행된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액관리제는 택시노동자가 벌어들인 금액을 전액 회사에 내고 월급 형태로 임금을 받는 방식입니다. 기존 사납금제가 택시노동자들을 과로로 내몰고 사고위험을 높인다는 지적에 따라 도입됐습니다.
공공운수노조와 방영환열사대책위 회원들이 지난 8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택시월급제 무력화 개정안 폐기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택시노동자 방씨의 사망사건 이후 택시회사들의 임금 체불과 편법 사납금제 문제가 불거지면서 택시회사 전수조사에 나섰습니다. 지난 1월에는 방씨가 근무하던 해성운수의 모회사 동훈그룹 소속 21개 택시회사가 전액관리제를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고, 1억1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행정처분을 내렸습니다. 현재 서울시가 현장조사를 실시한 104개 택시회사 가운데 72개사(69.2%) 역시 전액관리제 위반이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불법사업장, 현장 관리감독도 이행해야”
정원섭 공공운수노조 전략조직국장은 “택시월급제가 도입된 지 3년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현장에 제대로 안착되지 못하고 있다”며 “택시회사들을 상대로 처음 이뤄지는 전수조사이니만큼 빠른 시일 내 현장조사를 완료하고 사업주들의 위법과 불법행위에 대해 엄격하게 처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행정처분뿐 아니라 불법 사업장들에 대해서 규정에 따라 특별관리업체로 지정해 분기별 점검을 실시하는 등 현장 관리감독도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택시월급제를 전국 확대 적용하는 택시발전법이 유예되면서 택시노동자들은 정확한 자료에 기반한 전국 택시업계 운영실태 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도 전국의 지역별 택시사업장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택시산업 종합 발전방안을 마련해 국회에 보고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정 국장은 “국회 택시발전법 유예안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부실한 실태조사 결과가 검증도 되지 않은 채 이용됐다”며 “국토부는 향후 실태조사와 택시발전방안을 마련하는 데 있어 노동자와 시민사회 참여를 보장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조사와 논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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